자, 이제 마지막 날이군요. 출발하는 날입니다. 다행히 비행기가 9시 비행기여서 마지막날까지도 나름 알찬 구경을 하고 돌아다닐 수 있었습니다.

 

 

오페라 가르니에입니다. 밀라노에 있는 라 스칼라와 함께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오페라 극장이죠. 1875년 샤를 가르니에가 나폴레옹 3세의 명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오페라 바스티유가 만들어진 이후로는 주로 발레 공연만 열린다고 하네요.

 

 

그런데 좀 일찍 도착해서 아직 개관을 안 했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마들렌 교회를 먼저 구경하고 오기로 했습니다.

 

마들렌 교회로 향해 가는 중에 만난 람보르기니입니다. 오홀홀... 멋집니다, 그려. 그런데 이런 차는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바닥이 안 닿으려나요? 무척 궁금하네요.

 

 

마들렌 교회입니다. 저쪽은 우측면인데요, 저런 코린트 양식의 기둥 52개가 건물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한 때는 도서관, 재판소 등으로 사용되기도 했는데 1814년 루이 18세 때 성당으로 확정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후로도 철도역으로 사용되기도 했었다고 합니다.

 

 

저 조각은 최후의 심판입니다. 가운데 예수님을 기준으로 구원 받은 사람은 오른쪽에, 지옥에 떨어지는 사람들은 왼쪽에 묘사를 해 놓았는데 딱 보면 느낌이 옵니다. 오른쪽 왼쪽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요.

 

 

입구의 청동문입니다. 3.2톤이나 나간다고 하네요. 조각된 내용은 십계명이라고 하는데 아무리 봐도 8개에요. 열개 중에 뭐가 빠진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프랑수아 뤼드, 그리스도의 세례상

 

 

사진 못찍게 되어 있는 곳을 몰래 찍다보니... ㅋㅋ

 

 

교회의 정면으로 부르봉 궁전이 보입니다. 오벨리스크를 기준으로 거의 유사한 양식의 건물이 마주보고 서 있는 형태이죠.

 

 

남편이 걷다가 발견한 건물인데요... 골목 양쪽으로 있는 건물이 끝이 보이지 않게 안쪽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건물이 굉장히 큰 거지요. 신기해서 골목을 따라 들어가 보았습니다.

 

결국 이렇게 양쪽의 건물들이 만납니다. 이 건물은 현재 극장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네요. 아, 건물 정말 무지막지하게 큽니다.

 

 

자, 이제 다시 오페라 가르니에로...

매표소를 지나서 만나는 곳의 천정입니다. 섬세한 조각이 일품이에요.

 

 

오페라 중심부의 계단... 이 건물의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죠. 다양한 색의 대리석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게단에서 난간을 바라보고...

 

난간에서 계단을 바라보고...

 

 

사방이 거울로 장식된 방... 끝없이 연속되는 거울...

 

 

도서관에서 만난 전시품인데요, 초기 이 건물의 천정 장식인 듯 합니다. 정확한 건 모르겠어요, 불어라서...^^

 

 

여기에도 멋진 도서관이 있습니다... 콩데 미술관 못지 않아요.

 

 

오페라의 쉬는 시간에 사람들이 거닐던 곳입니다. 온통 금빛 장식으로 되어 있는 매우 화려한 공간입니다.

 

 

위의 로비 밖 발코니입니다.

 

 

오페라 내부입니다. 무언가 리허설을 하고 있는 중이더군요.

 

 

나름 오페라 가르니에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하는 천정화입니다. 샤갈이 그린 '꿈의 꽃다말'이죠. 아... 정말 너무 아름답습니다. 보고 있노라면 빠져들 것 같아요. 기념품점에서 이 그림을 모티브로 만든 접시 세트를 팔고 있는데, 접시 5개에 400유로... 침만 꼴깍꼴깍 흘리다가 눈물을 머금고 돌아섰습니다. 정말 갖고 싶어요...

 

 

다시 중앙 계단에서 마지막 기념 촬영... 사실, 내부 조명도 때문에 사진이 잘 안 찍혀서 삼각대 대신 발코니 위에 사진기를 올리고 찍는 생쑈를 하고 있었는데, 한국인 아가씨 둘이 지나가다가 타이머 때문에 그러는 줄 알고 찍어주겠다고 나서더라구요. 처음엔 됐다고 했다가, 다시 또 부탁을 해서 찍어달라 했습니다. ^^

 

 

여기는 방돔 광장입니다. 루이 14세의 기마상을 세우기 위해 조성된 광장인데, 혁명 때 기마상은 파괴되었고 나폴레옹의 오스테를리츠 전승을 기념하는 높이 44m의 기념탑을 세웠습니다. 나중에 다시 좀 공부를 해봐야겠는데, 좌우간 이눔의 오스테를리츠 전투가 어땠길래 카루젤 개선문도 그렇고, 이리도 거대하게 기념을 하는 것인지 궁금하네요. 여튼, 이 기 념탑은 적에게서 빼앗은 1,250개의 대포를 녹여서 만들었고 탑 전체가 전투 장면을 묘사하는 조각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당연히 꼭대기 동상은 나폴레옹이죠. 원래 있던 기마상의 흔적은 파리 역사 박물관에 전시돼 있습니다.

 

 

이 방돔 광장은 또한 보석 거리로 유명합니다. 사방에 최고급 호텔들과 유명 브랜드 상점들이 모여 있어요. 크리스챤 디올, 쇼메, 티파니... 정말 화려하더라구요. 아.. 그리고 쇼팽이 마지막 생을 마감한 곳도 이 곳 방돔 광장 12번지의 집이라고 합니다.

 

 

Sully 저택입니다. 앙리 4세의 대신이었던 쉴리공작의 르네상스 양식 저택이라고 하네요. 많이 크진 않았지만, 나름 이쁘게 정원도 꾸며져 있고 좋았어요. 원래 목적했던 곳은 아닌데, 파리 역사 박물관 가는 길에 의도치 않게 들르게 되었네요.

 

 

보주 광장 주변을 둘러싼 건물의 회랑입니다. 중세 시대 왕족과 귀족들이 살던 저택 36채가 보주 광장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6번지에는 빅토르 위고 기념관이 있습니다. 이 곳에서 레미제라블이 완성되었다고 하네요. 여러 상점들도 많이 있고, 노점상들도 많구요. 사실 오빠 집이 이 근방이다보니 파리 있는 내내 셀 수 없이 지나다녔던 곳입니다.

 

 

정말 수도 없이 지나다녔으나 한번도 들어가지 않았던 보주 광장입니다. ㅋㅋㅋ 그래도 사진 한 장 남겨야 할 것 같아, 광장을 배경으로 한 컷.

 

 

파리 역사 박물관입니다. 실제 사진은 이렇게 어둡지 않은데, 여기에 올리면 이렇게 어둡게 변하네요... 이상합니다. 쩝. 여튼, 이것은 루이 14세...

 

 

파리 역사 박물관은 사진을 못찍게 했어요. 카르나발레 박물관이라고도 불리는 곳인데, 파리의 역사와 혁명과 관련한 작품들이 전시 되어 있습니다. 그림 중에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와네트가 단두대에서 목이 잘리는 그림이 아주 끔찍했네요. 그림을 잘 그린 건 아니었는데, 목이 잘려 나가고 거기서 쏟아지는 피를 양동이에 담는 장면이었습니다. 으으윽... 불어를 알면 좀 더 재미나게 봤을 것 같은데 그게 좀 아쉽더라구요. 하지만, 한 번 가볼 만은 합니다.

 

 

마레지구 쪽에서 오빠집을 향해 가는 길입니다. 왼쪽은 학교입니다. 그런데 귀퉁이가 좀 특이하죠. 저게 예전엔 파리의 성벽이었다고 합니다. 그 성벽을 그대로 저렇게 살려 놓았습니다. 이게 프랑스 방식 아닐까 싶네요. 배워야 할 점인 것 같아요.

 

 

오빠 집 바로 뒤에 있는 Bibliothèque Forney입니다. 공립도서관인데, 여기도 무슨 유명한 사람의 저택이었대요.

 

 

우리의 숙소였던 곳. 3층... 입니다. 유일하게 화분이 하나도 없는 층이죠. ㅋㅋ

 

출입구를 배경으로...

 

 

비행기를 기다리며, 샤를 드 골 공항에서...

주인 없는 가방이 발견되었다고 무장경찰이 출동하는 난리 속에 비행기 못타면 어쩌나 잠시 걱정도 했었습니다만, 무사히 출입국 수속 잘 하고 비행기까지 잘 탔습니다. 아쉬운 출국...

 

 

내릴 시간이 다 됐음을 보여주는 비행기 모니터... 행복했던 파리, Bye~

이제 파리 시내 여행은 거의 다 한 듯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교외로 다시 또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행선지는 파리 북쪽에 있는 '샹띠이성' 입니다. 사실, 몽생미셸 여행을 계획하면서 루아르 계곡의 고성들을 가보고 싶단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기에는 비용도 비용이고, 일정도 너무 빡빡해져서 몸이 많이 힘들 것 같아서 과감히 포기. 그 대신 고성에 대한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선택한 곳이 바로 샹띠이 성입니다. 샹띠이성은 그리 멀지도 않기 때문에 다녀와서 파리 시내의 다른 곳도 둘러볼 수 있을 것 같고, 신혼 여행 때의 기차 여행 분위기도 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여러모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샹띠이 성으로 가기 위해 Les Halle 역에서 RER을 탔습니다. 이때만 해도 여행책자의 문제점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파리에 오후 3시면 충분히 돌아올 꺼라 생각했었습니다. 여튼... 출근 시간이 갓 지난 아침이라 사람도 없고, 비교적 기차도 깨끗하고, 이래저래 기분 좋은 출발입니다~ 



여행책자에는 북역에서 기차를 타거나 아니면 Les Halle 역에서 'ORRY LA VILLE COYE'역으로 가는 RER을 타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북역으로 가지 않고 가까운 Les Halle 역에서 RER을 타기로 결정했습니다. 생각보다 목적지에 빨리 도착했습니다. 

 

이곳이 'ORRY LA VILLE COYE'역... 신나서 사진 찍었습니다.

 

오래된 시골 기차역 같은 느낌. 호젓하니 아주 좋네요...

 

약간 헛갈렸지만, 길 모양도 대충 비슷하고... 버스를 탈까 하다가 그냥 걸어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여행 책자에 보니 역에서부터 2km 정도라고 하더라구요. 그 정도면 껌입니다.

 

가는 길... 방향이 지도에서 본 것보다 좀 더 남쪽으로 치우친 듯 했지만 개의치 않았습니다. 뭐, 방향은 나침반이 아닌 이상 상대적으로 파악하는 거고, 나의 느낌은 얼마든지 틀릴 수 있는 것이니까요. 숲길이 너무 운치 있고 멋졌습니다. 

 

그렇게 우리 느낌으로 2km 이상 걸었는데 도무지 나올 기미가 안 보였습니다. 그제서야 여행책자와 지도를 유심히 살펴보다가 깨달았습니다. 안내가 잘못되어 있었다는 것을...

원래는 북역에서 기차를 탈 경우 Chantilly Gouvieux역에 내리면 되는 거였고, RER을 탈 경우 Orry la Ville Coye역에 내려서 갈아타고 다시 Chantilly Gouvieux역으로 갔어야 되는 겁니다. 그런데 안내책자에는 기차를 탈 경우에는 Chantilly Gouvieux역이고, RER을 탈 경우 Orry la Ville Coye역에 하차하면 된다고 써 있었던 것이죠. 사실 가지고 간 핸펀의 GPS만 제대로 잡혔어도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챘을 텐데, 일이 안 되느라 그랬는지 이상하게 멀쩡하던 GPS가 그 동네에선 잘 안 잡히더라구요. 결국 헛짓을 한 거죠. 저 기나긴 숲길을 지나는 동안 GPS는 전혀 안 잡혔고, 작은 마을이 나오고 GPS가 잡히고 나서야 모든 사태의 전말을 깨닫게 된 겁니다. 그래서 다시 저 숲길을 되돌아 옵니다. 히치하이킹이라도 하려고 시도했건만, 의심 많은 프랑스 사람들이 절대 세워주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ORRY LA VILLE COYE'역에서 다시 기차를 탔습니다. 쩝쩝... 다행히 금방 기차가 오기는 했지만, 이미 저 위의 숲길을 오가느라 1시간 30분 정도는 날려버렸네요...


목적지까지 가는 기차... 


여기가 우리가 내렸어야 하는 Chantilly Gouvieux 역입니다. 아까 그 역보다 아주아주 쪼끔 더 규모가 있어 뵈는 군요.

여기서 택시를 타도 되고 버스를 타도 된다고 했는데, 점심으로 먹을 샌드위치도 사고 동네 구경도 할 겸 슬슬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샹띠이 성까지 걸어가는 길... 뒤의 숲 옆으로 멀리 보이는 것은 경마장입니다. 


 

너무나 멋진 성입니다. 우리가 목표하는 그 성은 아니구요... 이 성은 Grandes Ecuries라고 지금 '말 박물관'으로 쓰이는 곳입니다. 여기는 건물의 뒷편...


 

말 박물관의 전면입니다. 많은 아이들이 현장학습을 왔더군요. 온통 말 조각 장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원래는 마구간이었다고 합니다. 마구간이 이렇게 화려하고 멋진 건, 18세기 초 부르봉 공 루이 앙리가 다음 생에 말로 태어날 것을 확신하여 지은 건물이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경주용 말이 사육되고 있고, 말과 관련한 여러가지들이 전시되어 있고 조교들의 실연도 펼쳐진다고 합니다. 매달 한두번 제대로 된 말쇼도 한다고 하네요.

들어가볼까 하다가, 올 때 시간이 남으면 보자고 하고 그냥 지나갔습니다.


 

자, 여기가 목적지... 샹띠이 성입니다.

성은 크게 큰 성(Grand Chateau)와 작은 성(Petit Chateau)으로 구분됩니다. 그랑 샤토 안에는 '콩데 미술관'이 있는데, 이 미술관은 성주였던 콩데 경이 보유하고 있던 작품들을 모아서 19세기에 개관한 곳입니다.

 

샹띠이 성 출입구를 지나서 성까지 가는 너른 길.


 

뭐랄까... 고즈넉한 분위기입니다. 넓은 평지에 호수를 끼고 있는 평화로운 성... 어디선가 기사님과 공주님이 튀어나올 것만 같아요.


 

뭐, 베르사유의 정원과 비교할 규모는 전혀 아니지만, 오히려 아기자기한 것이 저는 훨씬 더 마음에 듭니다. 분수를 중심으로 좌우 대칭으로 꾸며 놓았고 작지만 운하도 있네요. 백조들이 한가로이 헤엄치는 한낮의 정경입니다.

운하까지 있는 모양새가 베르사유와 무척 비슷하다 싶더니만, 알고보니 베르사유를 설계한 당대 최고의 조경설계사인 르 노트르가 이곳도 설계했다고 합니다.


 

 

성의 적막을 깨는 건 현장 학습을 나온 수많은 학생들입니다. 초딩부터 중학생 정도까지의 아이들 같은데... 

어딜 가나 아이들은 사실 자기들끼리 수다 떨고 뛰노는 것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 계단참에 앉아서 샌드위치를 먹었습니다. 

 


 


성의 전면입니다. 멋지죠?

 

 

개의 조각상이 아주 멋집니다.

 

 

자, 이제 콩데 미술관에 들어왔습니다. 19세기의 성주였던 오말 공작의 귀빈 접대용 식당입니다. 사슴 갤러리라고도 불립니다.

 

 

콩데 미술관에는 고전 회화가 굉장히 많습니다. 루브르 박물관 다음으로 고전회화 컬렉션이 많은 곳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루브르와 오르세 등과 비교하면, 뭐랄까 그림이 정말 제멋대로 빽빽하게 아무런 분류 없이 걸려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알고 보니, 1886년에 이 성을 기증한 오말 공작이 자기가 직접 구성한 소장품 전시 방법을 바꾸지 않기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시대며 화파 등과 전혀 상관 없이 벽면 한가득, 빽빽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보기가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당시 성에서 쓰던 그릇들입니다.

 

 

라파엘, 로레뜨의 성모

 

 

바닥 한가득... 모자이크입니다.

 

 

조금은 독특한 스테인드 글라스. 온통 갈색톤으로만 되어 있습니다.

 

 

라파엘, 미의 세 여신

 

 

라파엘, 오를레앙의 성모

 

 

사자 박제입니다. 이게 문을 기준으로 양 옆으로 두 마리나 있었어요.

 

 

사슴...인 거 아시겠죠? ^^

 

 

원숭이 회화로 가득찬 방입니다. 부르봉 공작을 위해 1735년에 만들어진 공간이라고 하네요. C.위에의 작품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자, 이제 콩데 미술관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여기에는 파리 국립도서관 다음으로 귀중한 자료를 많이 소장하고 있는 작은 도서관이 있습니다. 11세기부터 내려오는 고서를 포함한 700여개의 사본과 구텐베르크의 성서를 포함한 3만여권의 장서가 소장돼 있다고 합니다. 이 중, 중세 서양미술사의 최고 걸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세밀화가 담겨 있는 '베리 공작의 지극히 성스러운 시간'이 있습니다.

일단, 흑백으로 된 다른 세밀화부터...

사진으로 찍어서 잘 안 나와 있지만, 저게 아주 세밀한 펜으로 그린 그림입니다. 실제로 보면 너무나 세밀한 펜터치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멋진 도서관...이런 서재가 갖고 싶어요.

 

 

제 손과 비교해서 찍은 건데요... 저게 책입니다. 헐...

 

 

이게 위에서 말한 그 세밀화 '베리 공작의 지극히 성스러운 시간'입니다. 모사본으로 공개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으니 양해해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만, 여튼 대단합니다. 열두달의 풍광을 표현한 달력 그림 중 하나입니다.

 

 

성 안의 예배당입니다.

 

 

쁘띠 샤토 뒷쪽에 있는 정원입니다.

 

 

다시 성을 배경으로...

 

 

프랑스의 하늘에는 유난히 비행기 지나간 흔적이 많습니다. 전투기를 잘 만드는 나라라 시험 비행이 많은가봅니다.

 

 

여기에도 베르사유의 왕비의 촌락처럼, 농촌 마을을 재현한 촌락인 Hameau가 있습니다. 귀족들이 전원 생활을 흉내내며 여흥을 즐겼던 곳이라고 해서 왕비의 촌락 같은 풍광을 기대하며 가보았습니다.

 

 

Hameau의 주택 중 하나를 레스토랑으로 꾸며서 사용 중인데, 예약을 해야만 이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속았습니다. 이게 다입니다. 도대체 뭐가 전원생활을 흉내낸 거라는 건지... 그냥 너른 잔디와 집 몇채가 다입니다. 거참...

 

 

미로공원이 있었고, 저렇게 나무 둥치들을 갖다 놓은 놀이터 같은 곳이 있었어요. 우리가 지나오는데, 어떤 아저씨가 아이 손을 잡고 저 미로를 들어가더라구요. 과연 잘 찾아 나오셨을 지 궁금합니다.

 

 

성을 나왔습니다. 올 때 걸어왔으니, 갈 때는 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습니다. 안내원에게 버스 타는 곳을 물어본 후, 얼마나 자주 있냐고 물었더니 안내원이 모르겠다고 합니다. 어이 상실... 버스 기다리는 사람들도 보이지도 않고... 결국엔 다시 걷기로 합니다.

 

 

다행히 걷는 길이 나름 또 운치가 있네요... 2km 정도는 정말 되는 듯 하더라구요. 하염 없이 걸었습니다.

 

 

지친다, 지쳐... 돌아가는 기차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갈 때는 그래도 한방에 갈 수 있으니 다행인 거죠, 머.

 

 

기차 기다리며 셀카짓 하기...ㅋㅋ

 

 

파리로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기필코 노트르담 종탑에 오르기로 작정을 했습니다. 여전히 줄은 긴 편이었으나, 그래도 비교적 빨리 쭉쭉 빠지더라구요. 보니까 사람 수대로 끊어서 시간 차를 두고 입장을 시키는 거였습니다. 처음엔 왜 그러는 지 궁금했는데, 들어가보고야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오르내리는 길이 너무 좁아서 도저히 왕복하는 사람들이 함께 통행할 수가 없습니다. 누군가 내려오면 그 사람이 다 내려올 때까지 올라갈 수가 없는 구조더라구요. 그래서 통로마다 안내원들이 서서 무전을 주고받으며, 오르내리는 사람들을 통제하더라구요. 게다가 전망대는 너무나 좁아서 사람이 몰리면 반드시 사고가 날 것만 같았습니다.

 

종탑 오르기 전 기념품점입니다. 벽면이 멋스러워서 남편이 찍었나봐요.

 

 

사람들이 밟고 올라간 자리만 움푹 패인 계단입니다. 아주 반들반들 윤이 나요. ㅋㅋ

 

 

전망대에 올랐습니다. 안전을 위한 저 철망 때문에 사진은 좀 거시기하지만, 실제로 저는 이 전망대가 제일 좋았습니다. 파리의 중심부에서 사방을 다 조망할 수가 있거든요.

 

 

콰지모도가 매달렸던 종입니다. 가장 저음을 내는 제일 큰 종입니다. 부르동-Bourdon 이라고 하네요. 17세기에는 엠마뉘엘이라고 불리기도 했던 이 종은, 무게가 13톤이 넘고 종의 추만 하더라도 500킬로그램입니다. 이 종은 천주교에서 기리는 대축일에만 울린다고 합니다.

 

 

철망 사이로 카메라를 내밀어서 잡은 전망입니다. 저 멀리 라데팡스와 그랑다르쉬가 보입니다.

 

 

 

저 멀리, 몽마르뜨 언덕의 사크레쾨르가 보입니다.

 

 

파리의 동쪽을 배경으로...

 

 

Pont Marie와 Pont Sully가 보이네요...

 

 

팡테옹이 보입니다.

 

오늘 저녁은 홍합요리입니다.

 

 

Leon이라는 간판이 보이시나요? 보통 여행책자에는 샹젤리제 거리의 Leon이 추천돼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곳이 더 맛난 것 같다는 오빠의 의견을 따라 바스티유 광장의 옆의 Leon으로 갔습니다. 원래는 벨기에에 있는 식당인데, 파리에 프랜차이즈를 낸 거라고 하네요. 아주 독특했습니다. 오리지널 홍합요리는 뭐, 우리 나라의 홍합탕과 크게 다를 바 없었구요... 저것만 한 냄비 가득 주는데, 저걸 먹고 어떻게 배가 차나 싶었지만, 막상 다 먹고 나니 배부르더라구요.^^

 

 

파리에서 흔히 마주치는 마트인 Monoprix에서 파는 과일과 야채들... 정말 다양하고, 생긴 것도 참 특이하고... 노란 호박에 짧고 뚱뚱한 가지... 재미난 경험입니다.

팡테옹 가까운 곳에 뤽상부르 공원(Jardin du Luxembourg)이 있습니다. 룩, 룩, 룩셈부르크! 공원이죠.
루이13세의 어머니였던 마리 드 메디시스를 위하여, 1615년부터 건축된 뤽상부르 궁전에 딸린 프랑스식 정원인데 정말 이쁩니다. 평일 낮인데도 가족단위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삼삼오오 모여 책도 읽고 잔디에 드러누워 쉬고, 공원 내 레스토랑에서는 밥을 먹고... 저도 늘어지게 낮잠 한번 자보고 싶었습니다.

 

 

공원을 둘러보고 나와서, 생미셸 거리 쪽으로 나왔습니다.


생 미셸 거리의 분수

 

 

그리고 밥을 먹었죠. 이건 샌드위치 그렉(Sandwich Grec)입니다. Grec은 그리스를 뜻하는 것이구요, 샌드위치 안에 케밥이 들어가 있는 음식입니다. 샌드위치 안에 들어가 있기도 하고, 밀전병 같은 것 위에 잔뜩 뿌려주기도 해요. 현지인(?) 말에 의하면, 그 케밥 고기가 어떤 고기이고 어디에서 왔는지는 며느리도 모른다는... 어쨌든, 짭쪼름하니 입맛에는 딱입니다. 배도 엄청 부르고, 저렴하기까지!

 

 

지하철을 타고~~~ 몽마르뜨로 왔습니다. 트램을 타고 올라가라는데, 두 다리 튼튼한 우리는 계단을 걸어올라왔어요. 그런데 별로 안 힘들더라구요. 아마 다이어트 하며 운동했던 효과가 나타난 듯. 호호호~

뒤에 보이는 것이 사크레 쾨르 사원(Basilique du Sacré-Cœur)입니다. 영어로 하면 Basilica of the Sacred Heart of Christ 이죠. 우리 말로 하면 성심성당. 음... 점점 없어 보이는군요. ㅋㅋ 근데 이건 사실 성당이 아니라 바실리카(basilica)입니다. 교회가 아닌 예수님의 성심을 경배하는 독립된 처소라고 봐야 하는 데요. 바실리카란 로마시대의 법정이나 상업거래소·집회장으로 사용된 공공의 건물을 뜻하거든요. 하지만, 뭐 지금은 성당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내부에는 어마어마하게 큰 모자이크가 있어요. 너무 멋진데, 사진을 찍지 말라고 해서 못찍었거든요... 그런데 꼭 이렇게 말 안 듣는 인간들이 있더라구요. 인터넷에서 누군가 올린 사진인데, 저작권 무시. 퍼왔습니다. ㅋㅋ

 


그런데 실제로 보는 것만큼 멋지게 나오진 않았어요... 뤽-올리비에르 메르송이 제작한 세계에서 가장 큰(475제곱미터) 모자이크라고 하네요.

 

 

새하얀 대리석이 아주 인상적이에요. 프랑스가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패한 뒤 침체된 국민의 사기를 고양시킬 목적으로 모금한 돈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비잔틴 양식의 건물이라, 노트르담을 비롯해서 파리 곳곳에 있는 다른 성당들과는 모양이 아주 많이 다른 편이지요.

 

 

사크레 쾨르 앞의 전망 또한 아주 멋집니다. 파리의 북쪽에 있다보니, 남쪽을 쫙 내려다보는 전경이지요. 나무만 없으면 에펠탑도 보였을 것 같아요.

 

 

그 이름도 유명한 몽마르뜨 언덕, 화가들의 거리지요. 정말 사고 싶을 정도로 멋진 그림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사고 싶은 그림들은 50만원은 넘게 줘야 사겠더라구요. 사실, 걸어둘 곳도 마땅치 않은데 그걸 사가지고 한국까지 가져온다는 게 무리일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으로 패쓰. 캐리커처 하시는 분들, 한국말로 호객 행위 하더라구요. 대단해요. ㅋㅋ

너무 더워서 아이스크림 하나씩 사먹었습니다.

 

 

다음 행선지는, 퐁피두 센터입니다.
정식명칭은 국립 조르주 퐁피두 예술 문화센터(centre national d’art et de culture Georges-Pompidou)입니다. 헉헉. 길다.
루브르의 고대 미술, 오르세의 근대 미술에 이어 현대미술이 전시되는 공간이죠.

 

외관이 매우 독특하기로 유명합니다. 건물 안팎이 바뀐 듯한 모습, 짓다 만 듯한 모습? 현대미술과 어울리는 거죠.
건축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자유롭게 내부 공간의 변형이 가능한 건축으로 당시 파리 건축계를 놀라게 했다고 해요. 견학자의 70%는 문화시설을 이용하지 않고 건물 내부를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해 한다고 하는데, 저는 30% 입니다.

 

 


퐁피부 센터의 내부 모습

 

 


피카소의 작품

 

 


칸딘스키의 작품(Mit dem schwarzen, 검은 활과 함께)

 

 


샤갈의 작품(에펠탑의 신랑 신부)

 

 


미로의 작품. 남편은 이게 마음에 든대요. 수혁이가 봤으면 정말 좋아했을 듯...^^

 

 

이제 밖으로 나와서, 사람구경을 할 수 있다는 까페에 자리를 잡았지요. 까페 보부르 Cafe Beaubourg 입니다. 맥주와 카푸치노... 파리에서는 원래 에스프레소를 먹었어야 했는데, 그날은 피곤해서 갑자기 이게 땡겼어요.

 

 

첫날 Pont Sully에서 봤던 가수가 노래를 하더라구요. 그리고 그 사람과 함께 다니는 동료인지, 여튼 이 아저씨로 바뀌고 먼저 노래한 가수는 바람잡이를 해주더군요. 꼬마들이 나와서 춤을 춥니다. 저렇게 스스럼 없이 자기 자신을 표현할 줄 아는 건 정말 대단한 거에요.

 

뭐, 이건 서로 못찍어주기 내기를 한 것 같군요. 퐁피두 옆 분수 공원이 너무 아기자기하고 이뻐서 찍은 건데, 나 원 참...

 

 

저녁을 먹기 위해 마레지구로 이동~~~

파리에서 가장 핫~!한 마레지구의 전경이에요. 오빠 집과 무지 가까와서 수도 없이 갔던 곳입니다. 아기자기한 shop들도 아주 많고, 동성애자들의 해방구죠. 사이 좋은 형제들(?)을 수도 없이 만났습니다.

 

 

우리끼리 식당에 가면 늘 그러하듯, 10 분동안 인터넷 사전을 뒤져가며 메뉴를 공부하고 간신히 주문했어요. 오늘은 비교적 성공적.

이건 애피타이저. 오늘은 저렴한 병 와인으루다가...ㅋㅋ

 

 

분명 파스타라 해서 시켰는데, 이상한 게 나오더라구요. ㅋㅋㅋ 그래도 비교적 맛났습니다.

 

 

우리가 저녁 먹은 식당. 밥을 먹다가 좀 논쟁이 붙어서 제가 흥분을 하며 떠들어댔더니, 주인이 와서 'Are you angry?'라고 묻더군요. 아놔... 챙피해 죽는 줄 알았네요. 지들은 밥 먹으며 더 시끄럽게 떠들면서 뭘 굳이 와서 물어볼 것까지야. 여튼, 영수증 통도 아기자기 귀엽네요... 파리에서 일주일 가까이 있으니 길바닥에서 밥 먹는 게 아주 익숙해졌어요.^^



여섯째 날이군요. 오늘은 노트르담에서 출발합니다. 오늘 일정은 굉장히 빡빡합니다. 원래 예정대로 되지는 못했습니다. 생각보다 줄이 긴 곳들이 있어서 말이죠. 원래는 노트르담 내부를 보고 전망대에 올라갔다가 콩시에르쥬리, 생샤펠 교회까지 간 후 점심을 먹는 계획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실패! 일단 노트르담 줄이 좀 길었구요. 나중에 보니 줄이 금방 금방 줄기는 했는데 그 땐 그렇게 줄이 금방 줄어들 지 모르고 언제까지 저러고 서 있냐며 뒤의 일정을 위해 뒤로 미루었거든요. 게다가 생샤펠 또한 검색대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했습니다. 여기도 줄이 줄어드는 속도가 만만치 않게 느리더라구요.

 

 

노르트담 성당은 정확히 말해 Cathédrale Notre-Dame de Paris 입니다.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이라고 해야겠지요. 첫날 여행기에도 잠깐 얘기했듯이 Notre-Dame 은 영어로는 Our Lady, 즉 성모마리아를 뜻하는 말입니다.

 

노르트담 입구입니다. 브라질 쪽에서 선물을 보내줬다고 하네요. 브라질에 있는 저 유명한 조각의 모형 축소판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노르트담 성당 내부... 스테인드 글라스가 정말 이쁜데요, 또 생각만큼 잘 나오질 않네요. 삼각대를 가져갔어야 했나봐요...

 

 

2유로짜리 촛불을 붙이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 모두의 평안을 기원하며...

 

 

잔다르크상입니다. 1455년에 이곳에서 다시 잔다르크의 명예 회복을 위한 재판이 열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세워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렇다구요.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의 부활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을 부조로 표현해놓았습니다. 예수님이 여인들에게 나타나는 모습, 엠마오 마을로 가는 두 제자에게 나타나신 모습, 제자들의 다락방에 나타나신 모습 등... 저걸 부조라고 해야 할 지 정확히는 잘 모르겠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각 객체들의 2/3 이상이 입체로 표현되어 있는 상황이어서 말이죠.

 

 

2013년이 노트르담 850주년인가봅니다. 기금 마련을 열심히 하고 있더군요. 여기저기 보수도 하고, 노트르담의 종도 개보수 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더라구요.

 

 

십자가 뒤쪽입니다...

 

 

노트르담 성당 건축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네요.

 

 

아... 정말 아름답죠? 곳곳의 스테인드 글라스와 샹들리에, 천정을 떠받히는 기둥들과 아치형 회랑들...

 

 

뭐... 성당이 중요한 거니까 제 얼굴에 초점이 안 맞은 것, 널리 이해해주기로 했습니다. ㅋㅋ

 

 

성당 오른쪽으로 돌아 들어가면서 찍은 모습입니다. 프랑스 고딕 양식의 정수를 보여준다고 하죠. 노트르담 성당은 사실 측면이나 뒷면이 더 이쁜 것 같아요. 남들이 멋지다고 표현하는 후면의 벽날개(flying buttress)는 사실 전 멋진 줄 모르겠어요. 뭐랄까, 뭔가 모자란 애를 받쳐주는 느낌 같아서 말이죠. 그보다 높이 솟은 탑의 작은 장식들과 창문들, 성당 입구의 조각들이 훨씬 멋져요.

 

 

요한 13세 공원의 분수입니다. 노트르담 성당 옆에 조성된 작은 공원이에요.

 

 

공원에 있는 놀이기구입니다. 저기 앉아서 일단 한번 제일 위까지 올라가면 그 다음부터는 내려왔던 힘에 의해 다시 올라가고 그렇게 무한루프를 돌 수 있습니다. 어떤 꼬마가 하길래 너무 재미있어 보여서, 그 꼬마가 가자마자 올라 탔는데,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안 되어서 남편이 처음 한 바퀴를 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멈추지 않는 원판... 나중엔 균형을 잃고 저 위에 드러누워 혼자 난리를 쳤습니다. 남편이 구해주지도 않고 배꼽 잡고 웃고, 결국엔 일본인 단체 관광객들 모두에게 원숭이가 되었습니다. 쩝...
간신히 세우고 걸어오는데, 일본 여자애들 둘이 또 낄낄거리며 올라타고 있더군요. ㅋㅋ

 

 

포앵 제로(Point Zero)입니다. 프랑스 모든 거리 측량의 기준점이 되는 곳이지요. 여기를 밟으면 파리에 또 온다는 속설이 있는 곳. 꾸욱 밟아주었습니다.

 

 

노트르담 전면

 

 

포앵제로에 선 남편

 

 

그 다음엔 원래 노트르담 전망대에 오르려고 했으나, 사람이 많아 패쓰.

 

다음 일정은 콩시에르쥬리(La Conciergerie)입니다. 14세기 초에 파리 최초의 궁전으로 처음 지어진 곳입니다. 루브르 궁이 만들어져 그리로 이사를 간 이후에는 다른 정부기관으로 활용되다가, 1391년부터 감옥으로 쓰게 됩니다.
프랑스 대혁명 이후, 공포 정치 기간에는 단두대로 가는 사람들의 대기소로 사용이 되었습니다. 1793년부터 1795년까지, 이곳을 거쳐 단두대로 간 사람들이 약 2600명에 달한다고 하는군요. 마리 앙투아네트와 당통 등도 다 이곳에 있다가 단두대로 보내졌습니다. 1914년부터 기념관으로 사용이 되었고, 이 건물 일부는 파리 법원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여기는 원래 기사들의 식당으로 쓰이던 곳이고, 공포 정치 기간에는 남자 죄수들의 대기소로 쓰였다고 합니다.

 

 

간수의 방입니다.

 

 

이건 제일 힘 없고 돈 없는 서민 죄수들의 방

 

 

이건 돈 쫌 있는 죄수들의 방. 침대가 있군요.

 

 

이건 아주 돈 많은 유명한 죄인들의 방. 책상까지 갖춰져 있어요.

 

 

이건 지롱드당이 단두대로 보내지기 전날의 일화를 그린 작품입니다. 지롱드 당원들은 다음날 단두대로 보내질 걸 알고 거의 파티 분위로 즐겼다고 하네요. 그러나 그 중 한 명은 자살을 했습니다(오른쪽 아래). 그래도 죽음을 미리 알고 준비할 수 있었던 사람들은 그나마 행복했던 걸까요.

 

 

여기는 여자 죄수들이 유일하게 바깥 공기를 마실 수 있었던 안뜰입니다.

 

 

마리 앙트와네트를 묘사한 그림입니다. 왼쪽은 재판을 받기 위해 나가는 모습, 가운데 그림은 감옥에 있을 당시의 초상화, 제일 오른쪽 작은 사기 주전자는 마지막으로 저기에 들은 물을 마시고 단두대로 향했다 합니다.

 

 

검은 천을 뒤집어 쓴 여인이 마리 앙트와네트 모형입니다. 그래도 왕비였던 사람이니 널찍한 방을 허용해주었습니다. 바로 뒤에서 병사가 지키고 있군요.

 

 

다음엔 생샤펠 교회를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줄이 너무 많아서 다시 패스. 노트르담을 봤으니 굳이 또 교회를 보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일정을 급변경했습니다. 팡테옹(Pantheon)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루이 15세가 병이 들어서 기도를 열심히 했더니 병이 나았습니다. 그래서 파리의 수호 성녀인 성 즈느비에브(Saint Jenevieve)에게 봉헌하는 성당을 지으라고 명합니다. 그런데 완공되는 시점이 1789년, 대혁명의 해였습니다. 원래 팡테옹 옆에 있는 생 테티엔 뒤 몽 교회(Église Saint Étienne du Mont)에 즈느비에브의 유해가 보관되어 있었는데, 성난 군중들이 그 유골함을 센강에 가져가서 던져버리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그러다보니, 국가에서는 이 팡테옹을 국립묘지로 사용하기로 결정합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위대한 사람들만이 묻힐 수 있는 곳이죠.

 

팡테옹이 보입니다. 왼쪽으로 조그맣게 보이는 곳이 생 테티엔 뒤 몽 교회입니다. 

 

 

웅장하죠?

 

 

중앙의 돔에서 햇빛이 들어옵니다. 어두침침한 실내를 상상했는데 아닙니다.

 

 

팡테옹에는 푸코의 진자가 있습니다. 신전 꼭대기에 매달려 있는데, 길이 67m, 질량 28kg의 추라고 하네요. 물리학을 사랑하는 남편이 팡테옹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한 부분입니다.^^

 

 

La Convention Nationale 은 국민공회인데... 왕정을 물리쳤던 혁명을 상징하는 것인가보네요.

 

 

이제 지하로 내려가봅니다. 지하에 묘가 조성되어 있거든요... 

루소의 무덤입니다. 문을 빠꼼 열고 손을 내밀어 횃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문 오른쪽에 음각으로 묻힌 사람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왼쪽으로 쟝 물랭, 앙드레 말로가 묻혀 있네요.

 

 

퀴리 부부의 묘입니다. 관은 완전 밀폐이구요, 방에 따라서 빡빡하게 4개부터 6개, 큰 방은 10개 정도까지 관이 놓일 수 있도록 자리가 다 마련되어 있습니다. 아직 만원인 방은 없더라구요.

 

 

왼쪽으로는 빅토르 위고, 알렉상드르 뒤마, 오른쪽으로는 에밀졸라입니다.

 

 

볼테르의 묘입니다. 분명 여행책자에서는 볼테르의 관에 발모양이 삐죽 나와 있다고 했는데, 아니더라구요. 그 대신 전신상이 놓여 있네요. 어쨌든, 볼테르와 루소는 방이 아니라 밖에 관이 나와 있습니다. 서로 거의 대칭되는 자리에요.

 

 


묘지 입구

 

 


팡테옹의 단면

 

 

머, 프랑스식 유머라고 생각하지요. 너무 기발하지 않나요? 저렇게 해놓기도 힘들 것 같은데...
주인공은 프랑스의 극작가이자 시인인 코르네유(Corneille)네요...

 

 

이게 생 테티엔 뒤 몽 교회입니다. 성녀 즈느비에브의 성소이지요. 르네상스와 고딕 양식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건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정말 아담하고 이쁘죠? 들어가보지는 않았습니다. 수학자 파스칼과 극작가 라신, 그리고 공포정치 시대의 장 폴 마라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장 폴 마라는 원래 팡테옹에 안치했었습니다만, 사후에 그의 부정행위가 밝혀져서 쫓겨나야 했다고 합니다.

루브르 광장의 안뜰, 까루젤 광장 안에 있는 개선문입니다. 구 개선문이라고도 하지요. 우리가 흔히 파리의 상징 중 하나로 알고 있는 개선문은 에뚜알(Étoile) 광장에 있는 에뚜왈 개선문입니다.

 
나폴레옹 1세가 거둔 승리들을 기념하기 위해 1808년에 만든 개선문이라고 합니다. 문 위에는 나폴레옹이 베네치아에서 가져 온 4마리의 황금빛 말이 장식되어 있었으나, 1815년 이후에 왕정복고를 상징하는 여신상을 중심으로 한 마차와 병사의 상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만들어진 개선문을 보고 나폴레옹이 너무 작아 실망을 해서 에뚜왈 개선문은 크게 만들라고 했다죠.

 


까루젤 개선문을 지나, 튈르리 공원입니다. 저 멀리 오벨리스크가 보이네요. 정말 공원 큽니다.
튈르리 공원도 원래는 튈르리 궁이 있던 곳입니다. 1871년 파리 코뮌 때 지금 궁은 소실되었고, 궁 앞의 정원만 남아 있는 상황인 것이지요. 어찌 보면 주인 없는 정원이라고 할까요.

 

튈르리 역에서 메트로를 타고 샹젤리제 거리로 왔습니다. 다음 행선지인 개선문을 가려고 했던 건데, 바보같이 착각해서 2정거장 전에 내렸습니다. 그 덕에 샹젤리제 거리를 감상하며 걸어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극장, 까페, 상점... 자기들 말로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라고 하는데, 사실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그건 걔네들 생각인 거고... 정확히 말하자면, 엄청 큰 거리 중에서 가장 이쁜 거리라고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사진은 샹젤리제 거리를 제대로 보여주는 사진은 아니고요... 극장 사진이네요.

 


개선문으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나선형의 아주 좁은 계단... 꼬불꼬불꼬불... 조금 힘들지만, 재미나요.^^ 모두 272개랍니다.

 


거의 다 올라왔습니다. 8부 능선 고지라고 할까요. ㅋㅋㅋ

 


개선문 건축의 역사와 의의를 간단하게 설명해주는 글입니다.
이 개선문은 1806년에 건축이 시작 되었고, 잠시 중단이 되었다가 1836년에 완성이 되었다는 것이죠. 나폴레옹이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의 연합군을 물리친 오스테를리츠 전투를 기념하기 위해 로마의 티투스 개선문을 본따서 만들도록 명령했습니다. 하지만 나폴레옹은 결국 세인트헬레나 섬에 갇혀 죽는 관계로 완공을 보지도 못하고, 이 밑으로 개선 행진을 해보지도 못합니다. 다만, 죽고 앵발리드에 묻히기 위해서 갈 때 지나가 보지요. 2차 대전 때는 샤를 드 골 장군이 여기에서 파리의 해방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저 멀리 라데팡스의 '라 그랑드 아르슈(La Grande Arche)'가 보입니다. 신 개선문이라고 해야 할까요? 
계획적으로 건설된 파리의 부도심이라고 할 수 있구요, 완전히 초 현대식 시가지입니다. 저는 9년 전에 갔었기 때문에 또 가지는 않았어요. 사실, 초현대식 시가지는 세상 어디나 널려 있쟎아요. ㅋㅋ 
까루젤 개선문과 에뚜알 개선문, 그리고 저 신개선문은 모두 일직선 상에 위치해 있습니다. 몽생미셸의 가이드 말로는, 까루젤 개선문부터 오벨리스크까지가 1km, 오벨리스크부터 개선문까지가 2km, 개선문에서 신개선문까지가 4km 라며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 하는데 정말 그 거리가 맞는 지 지도로 확인해보지는 못했습니다.

 


정면으로 뻗은 길을 16구 쪽으로 난 길입니다. 가로 옆에 나무가 아주 울창하고 인도가 굉장히 넓죠? 가장 부자들이 사는 동네래요.

 


안전 때문에 설치한 난간으로 인해 전망이 좀 거시기하지만, 쇠막대기 사이로 저 멀리 조그맣게 샤크레 쾨르 사원이 보이는군요.

 


샹젤리제 거리가 내려다 보입니다. 오른쪽 검정 건물에서 네스프레소 캡슐을 샀습니다. 하하하...

도시 쪽 공부를 해본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유명하지만, 이 개선문을 중심으로 12개의 도로가 방사형으로 뻗어 있습니다. 그래서 별(Étoile)이라는 단어를 따와서 이곳을 에뚜왈 광장이라고 부르고, 이 개선문도 에뚜왈 개선문이라고 하지요. 에뚜왈 광장은 샤를 드 골 광장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샤를 드 골은 2차 대전의 영웅이자 프랑스의 대통령이었던 사람의 이름이죠.

 

 
샹젤리제 거리... 이쁜가요? 사실, 밤에 봐야 제맛이죠.^^

 


살려주세요~~~

 


개선문에서 찍은 에펠탑...

 


에펠탑 배경으로...

 


비슷합니까...? ㅋㅋ

 


이건 내려가는 나선형 계단... 달팽이 같아요.

 


1차 대전에 참전했던 무명 용사들의 무덤입니다. 불꽃은 계속 꺼지지 않고 타고 있나봐요.

 


샹젤리제 반대편 쪽의 개선문입니다.

 


이건 샹젤리제 거리쪽의 모습입니다. 오늘쪽은 '1792년 의용병들의 출정-라 마르세예즈' 입니다.
라 마르세예즈는 프랑스의 국가지요. 개선문 안쪽으로는 벽면에 작은 글씨로 프랑스 혁명부터 나폴레옹 1세 시기까지 모두 128번의 전쟁에 참전했던 558명의 장군들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커피 사러 가는 길에, 어떤 외국인 커플이 여기서 사진을 찍더라구요.
따라해 봤습니다.

 

샹젤리제 네스프레소 부띠끄에서 캡슐 커피를 사고, 오빠를 만나서 파리 남쪽에 있는 약국에 가서 기념품을 사고 선글래스도 샀습니다. 프랑스 여행객들 사이에서 유명한 '몽쥬약국'을 가려고 하였으나, 오빠 왈 그곳이 꼭 싼 게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현지인(?)의 친절한 안내 덕에 몽쥬약국보다 더 싼 곳에 가서 샴푸, 폼클렌징, 비타민을 잔뜩 샀습니다.


유람선 타기를 기다리며 저녁 식사...

 


배에 올랐어요...

 



배 후미의 장식과 에펠탑

 


우리가 탄 바토 무슈... 가장 대중적이고 유명한 유람선이죠.

 


한국어 설명이 늦게 나오기 때문에 제일 뒤에 앉았다가, 엔진 소리가 너무 커서 다시 조금 앞으로 와서 앉았습니다.

 


배가 흔들리니 사진도 흔들리고...

 


환경이 이러니 오히려 휴대폰 사진이 더 잘 나오네요...

 

이렇게 다섯째 날도 마무리 합니다. 신혼여행 때 루체른 유람선에서도 남편은 졸았는데, 이날도 막판에 졸았습니다. 추워서 바람도 엄청 부는데 말이죠. 강적입니다. ㅋㅋ

오늘은 루브르 박물관에서 시작합니다. 아침 개관시간에 맞추어서 루브르로 go go ~~
다행히 평일이고, 관광 시즌도 끝나서 줄도 하나도 없습니다. 오디오 가이드 빌리는 것 때문에 좀 어리버리 왔다 갔다 했지만, 그래도 수월하게 입장, 관람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까페에서 사람들이 추천한 대로, 일단 드농관부터 관람 시작.


플래쉬를 못터뜨리니 사진이 잘 나올 수는 절대 없어요.

 


예수님 앞에서 한 컷.

 


피에타... 너무 어두워서 아쉽습니다.

 


사랑의 신의 키스로 깨어난 푸쉬케~(안토니오 카노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아들인 큐피드와 사랑에 빠진 푸쉬케가, 시어머니가 절대 열어보지 말라는 상자를 유혹에 못이겨 열었다가 그 댓가로 죽음의 잠에 빠져버렸는데, 큐피드가 와서 키스를 해줘 살아났다는 이야기입니다. 구도가 아주 멋집니다.

 


전쟁의 여신 아테나

 


밀로의 비너스... 너무 어두워서 흔들리더라구요.

 


아... 이거 다 조각입니다. 밑에 매트리스, 베개 모두 다요. 너무 실감나서 놀라웠습니다.
근데 안타깝게 작품명과 작가를 모르겠어요...ㅠ.ㅠ 알려주면 감사하겠습니다.

 


실제로 보면, 저 옷이 흘러내리는 모습과 묶여져 있는 모습이 너무너무 섬세합니다. 입이 딱 벌어져요...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

 


승리의 여신 니케~ 나이키!

 


어쨌든 루브르도 궁전이었기 때문에 구석구석 화려하게 장식이 되어 있습니다.

 


엄마가 되고나니, 이상하게 이런 그림들이 좋아집니다.

 

이 그림 특이합니다. 밑의 그림과 쌍을 이루는 그림인 거죠. 한 장면의 앞과 뒤를 묘사해 놓았습니다.

 

 


그 유명한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나폴레옹의 대관식입니다. 실제로 참석했던 사람 하나하나를 묘사한 대작이죠.
원래는 나폴레옹이 스스로의 머리에 왕관을 쓰는 장면으로 묘사하려다가, 갑자기 컨셉을 바꿨다고 하네요.
똑같은 그림이 베르사이유궁에도 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가나의 혼인잔치' 에요.

 

 


메두사의 뗏목

 


예수님의 발을 향유와 머리칼로 씻어 드리는 막달라 마리아

 


터키탕의 여인들

 


호호호... 에트르타입니다!

 


가브리엘 에스트레 자매의 초상화
참 묘한 분위기의 그림이죠. 오른쪽이 언니인데, 젖꼭지를 만지는 것은 다산을 기원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언니의 손을 보면 약혼반지를 자랑하고 있죠. 하지만, 이 언니는 결국 자식을 낳지 못하고 죽습니다.

 


롤랭 재상과 성모마리아

 


루브르 내의 까페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지금은 점심시간...^^

 


이 그림 진짜 웃깁니다. 가만히 보면, 몸집은 애인데 얼굴은 어른이에요. 뭘 의미하는 건지...
예전엔 아이를 아이라 생각하지 않고, 그냥 몸집이 작은 사람으로 생각했다고 하는데, 그런 생각이 담겨져 있는 걸까요?

 


유리 피라미드를 지으려다 발견된 '해자'라고 하네요. 그 해자를 그대로 살려서, 중세 때 루브르 궁이 요새의 역할도 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훔쳐온 스핑크스...ㅋㅋ

 

 


미이라...

 


핑크 대리석으로 장식된 문들이 연달아 나타나는 모습이 너무 이뻤습니다.

 


관람을 마치고 나왔습니다. 어디로 갈 것인지 고민하는 이은정.

 


사람들이 다 저 위에 올라가서 찍길래 우리도 한번...ㅋㅋ

 


루브르 궁이 워낙 넓으니 한 화면에 들어오질 않습니다. 그래서, 건너편 카루젤 개선문 쪽까지 와서야 간신히 한 화면으로 잡을 수 있었네요.

여튼, 루브르에 9시 30분에 입장해서 4시까지 있었습니다. 거의 안 가본 데 없이 한바퀴 다 돈 것 같네요. 이틀 정도면 정말 충분히 감상하며 여유롭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건... 대한항공과 닌텐도에서 협찬한 루브르 오디오가이드...^^ 덕분에 한글 오디오 가이드를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Korean Air, thank you!

베르사이유 궁을 나와서 지베르니(Giverny)로 갔습니다. 모네의 집이 있는 작은 마을이죠. 모네(Claude Monet)는 1883년부터 1926년에 죽을 때까지 43년 동안 이 곳에서 살았다고 합니다. 모네 그림 중 수련 연작은 다 여기서 만들어졌고, 그 그림의 모티브가 된 연못을 볼 수가 있는 곳입니다.


모네의 집 앞입니다. 이곳은 지금 박물관처럼 조성돼 있구요, 이 앞의 정원을 지나서 도로 밑으로 연결된 지하 보도를 지나가면 도로 반대편으로 모네의 연못이 나옵니다. 집은 아담한데, 인상적이라고 한다면 방 구석구석에 걸려 있는 일본 목판화 우키요에입니다. 모네가 수집을 했다고 합니다만, 지나치게 많이 걸려 있어서 마치 모네의 그림이 일본 판화에 기원을 두었다고 애써 주장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나중에 오빠가 얘기해주길, 이 박물관을 관리하는 것이 모네 재단인데, 이 재단에 돈을 대는 것이 일본이라고 하네요. 그렇다면 뭐 어쩔 수 없죠. 여튼, 일본 사람들이 오면 무지 좋아할 것 같습니다.
또 하나 특이한 건, 온통 노랑으로 칠해진 응접실과 온통 파랑으로 칠해진 주방입니다. 수혁이가 보면 파랑색이라고 무지 좋아할 것 같았는데, 사진을 못찍게 해서 좀 아쉽네요...

여기서부터는 연못 퍼레이드...


촛점이 잘 맞은 사진은 양 옆에 워낙 엑스트라들이 많아서요. 인물 촛점은 약간 흔들렸지만,
이게 그래도 그림이 제일 이쁘게 나왔습니다.

 

지베르니를 떠나서 오베르 쉬르 우아즈(Auvers-Sur-Oise)입니다. 이곳은 고흐(Vincent Van Gogh)가 생애 마지막 70일을 보낸 곳입니다. 처음엔 겨우 70일을 가지고 이 마을을 기념하냐며 비웃었는데, 비록 70일이지만 그 기간에 그린 그림이 굉장히 많다고 하네요. 한가지 아쉬운 건, 책자에는 분명 월요일이 휴관이라고 해놓고 막상 갔더니만 월/화 이틀 내내 휴관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토요일부터 시작해서 화요일까지 쉰다는 것이고, 결국 일주일에 3일 일한다는 거네요. 헐~
결국 고흐의 집도 못보고, 고흐의 정신과 상담을 맡았었던 가셰 박사의 집도 못갔습니다. 하지만 뭐, 고흐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풍경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것만으로도 진귀한 경험이었어요.


고흐 그림의 배경이 된 오베르 성당


고흐가 동생 테오와 나란히 묻혀 있습니다.


'까마귀가 나는 밀밭'의 배경이 된 곳입니다. 누가 표지판에 불을 질러 놓은 건지, 원...

 

이렇게 넷째 날의 일정을 마무리 했습니다.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 다시 파리 시내로 들어오는 길이 꽤 막혀서, 많이 늦었습니다.
이날은 지베르니와 오베르 쉬르 우아즈의 가이드 역할을 담당해준 오빠에게 우리가 한턱 쏘는 날. ㅋㅋ
마레 지구의 맛난 식당 중 하나인 les philosophies에 가서 맛난 저녁을 먹었습니다. 양고기, 생선, 비프 요리입니다. 애피타이저는 모짜렐라 토마토였고요, 후식은 크렙이었는데 사진을 못찍었군요. 아주... 달달하고 맛난 디저트였습니다.

오늘의 일정은 베르사이유에서 출발입니다.

베르사이유는 파리 시내에서 비교적 가깝습니다. 가는 방법이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일종의 교외선 같은 RER을 타고 가는 방법이 있고, 아니면 지하철 한번에 버스 한번으로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뭉치표(까르네)를 사면 전철표 달랑 두 장으로 베르사이유까지 갈 수 있어서 RER로 가는 것보다 싸다고 유럽여행 전문 까페에는 나와 있더라구요. 그렇게 가려고 했었는데, 일단 돈이 적게 드는 만큼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오빠도 그렇고 가이드도 그렇고 그냥 RER을 타라고 조언을 하길래 RER 탔습니다. 오빠는, 예전에 조카가 쓰다 남은 베르사이유행 RER 차표가 한 장 있다며 친절하게 아침에 챙겨 주었지요.

오빠 출근 길에 앵발리드 역까지 나와서 RER표를 끊을 때에서야, 오빠가 준 그 기차표를 옷장 위에 고이 모셔두고 왔다는 걸 알았습니다. 헐... 이눔의 정신 머리. 어쩔 수 없지요. 그냥 두 장 끊는 수밖에...

 


전철역에 내려서 베르사이유 가는 길입니다. 저 멀리 베르사이유 궁이 보이네요. 세계 어느 곳이든, 커다란 가로수가 양쪽에 심어져 그늘을 만들어주는 길들은 다 멋진 것 같습니다.

 


베르사이유 궁이 좀 더 가까와졌네요. 아침 일찍 서둘러 나온 편인데, 벌써 주차장은 가득 차 있는 상황입니다.

 


베르사이유 입장 완료. 뮤지엄 패스를 끊어서 바로 들어갔습니다. 아... 눈부셔라. 선그라스는 어디다 삶아 먹을려고 저러고 찍었는 지 모르겠네요.

 

베르사이유 궁은 원래 루이 13세가 지은 사냥용 작은 궁전이었으나, 태양왕 루이14세가 정원을 만들고 건물도 증축해서 지금처럼 화려한 궁전으로 거듭났습니다. 궁전 내부는 정말 화려하다~~~는 감탄사가 나올 수밖에 없도록 되어 있구요, 중요한 방들은 거울의 방, 전쟁의 방, 평화의 방, 아폴론의 방... 같은 일부 방들이죠. 천정과 온 사방이 그림으로 이루어지고, 수많은 조각과 부조들로 치장된 화려하기 그지 없는 궁전입니다. 루이 14세가 이리로 이사하면서, 파리의 모든 귀족들도 따라서 이사를 왔고 그래서 혁명 이전까지 거의 모든 왕족/귀족들이 모두 베르사이유 궁전과 그 주변에 모여 살았다고 합니다.
베르사이유 궁전엔 화장실이 없습니다. 따라서 관광객을 위한 화장실도 매우 부족한 편. 보일 때마다 수시로 들어가줘야 낭패를 면합니다. 예전엔 대충 근처 정원 나무 사이로 가서 알아서 해결하거나, 아니면 얼른 자기집까지 뛰어가서 볼일을 보고 다시 왔다고 합니다. 이 때부터 프랑스는 화장실 인심에 야박했었나봅니다. ㅋㅋ


왕실 예배당

 

열심히 오디오 가이드를 듣고 있습니다.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됩니다.
안내원에게 "Korea"라고 말을 하자, "안녕하세요~! 자, 1번, 녹색, 시작!" 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처음에 '시작'이란 말을 '치자'로 알아듣고 치긴 뭘 치나 고민했습니다. 어쨌든, 1번을 누르고 녹색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시작한다는 얘기를 활짝 웃는 얼굴로 잘 설명해주니 고맙더군요.

 


루이 14세 동상

 


사방 팔방 다 루이 14세

 


그 유명한 거울의 방입니다. 길이 73m, 너비 10.5m, 높이 13m인 회랑으로 거의 천정 높이까지의 거울이 벽면을 가득 매우고 있습니다. 천장은 다른 여느 방과 마찬가지로 프레스코화로 되어 있구요. 궁정의식을 치르거나 외국특사를 맞을 때 사용된 방이라고 합니다. (1783년 미국독립혁명 후의 조약, 1871년 독일제국의 선언, 1919년 제1차 세계대전 후의 평화조약체결 등)

 


왕의 침실

 


내려다본 정원의 모습입니다... 사실, 저는 이 나무들이 매우 불쌍합니다. 각을 잡아서 깎아 놓은 게 좀 답답하게 느껴져요. 저것도 예술이라고 봐야 할런지는 모르겠으나, 저렇게까지 각잡아 깎아 놓는 건 제 스타일은 아닌 듯 합니다. 여튼, 정원에 광활하다는 표현을 쓰는 게 어울리는 걸까요. 하지만, 광활하다는 말 밖에는... 그런데, 이게 빙산의 일각이었다니... ㅋㅋㅋ

 


왕비의 침실

 


전쟁의 방. 전쟁과 관련한 벽화가 양쪽 벽면 가득합니다

 


음... 주요한 방마다 이런 식의 현대 미술 작품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냄비로 만든 하이힐이라든가, 하늘에서부터 내려온 엄청나게 큰 모빌 같은... 도대체 이게 어울리지 않게 무슨 짓인가 싶었는데, 베르사이유에서 이런 식으로 새로운 작품들의 전시도 겸해서 한다는 게 꼭 나쁜 아이디어 같진 않더라구요. 전통과 현재의 만남 같은? 한 해 관광객만 수백만명인데, 그 사람들에게 자기 작품을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도 있겠구요. 여러모로 참신한 아이디어 같기는 해요.

 


이제 궁전 구경을 다 마치고, 꼬마기차를 타러 갑니다. 꼬마 기차를 타고 별궁과 왕비의 촌락을 보러 갈껍니다. 저 너머가 아까 창에서 내려다본 정원인 거죠. 그 광활한 정원...^^

 


여기는 그랑 트리아농(Grand Trianon) 앞입니다. 루이 14세가 애인이었던 맹트농 부인과 밀애를 나누기 위해 조성한 곳입니다. 장밋빛이라고 해야 할 지, 하여튼 핑크빛 혹은, 연한 붉은빛이 도는 대리석이 정말 은은하고 우아합니다. 너무 이쁜 곳이에요. 그 대리석이 너무 특이하다보니 '대리석의 트리아농'이라 불리기도 한다네요.

 


여기는 쁘띠 트리아농(Petit Trianon) 앞입니다. 이곳은 루이 15세가 애첩이었던 퐁파두르 부인과 지내기 위해 만든 곳이라고 하네요. 아비나 아들이나... ㅋㅋ 뭐랄까, 아주 소박한 느낌입니다. 베르사이유궁과 대비하면 더욱 그렇게 느껴지지만, 그렇다고 볼품없어 보이진 않아요. 마리 앙투와네트가 특별히 좋아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쁘띠 트리아농의 내부입니다. 침대 진짜 작습니다. 인류는 점점 더 큰 사이즈로 진화하는 게 맞나 봅니다.

 


당구대가 있는데, 포켓볼용 당구대입니다. 그런데 정확히 사이즈는 재보지 않았으나 당구장의 당구대보다 사이즈가 좀 크게 느껴지더라구요. 검증할 방법은 없네요...

 

자, 이제 왕비의 촌락으로 갑니다~
쁘띠 트리아농 옆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걸어가다보면 이번엔 마리 앙투아네트가 애인이었던 페르센과 밀회를 즐겼다는 정자가 하나 나오고, 거기서 더 가면 바로 왕비의 촌락이 나옵니다. 궁정 생활을 답답해 하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위해 12채의 시골집을 지어서 마을을 하나 만든 것이지요. 재미 삼아 시골 생활을 해보라는 배려였습니다. 진짜 시골에서 사는 사람들로서는 정말 황당할 노릇이었겠지만, 어쨌든 마을은 정말 이쁩니다. 그리고 진짜 시골 마을 처럼 텃밭이며, 농장까지 다 갖추었습니다. 이 농장에서 자라는 동물들이야말로 가장 팔자 편한 애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촌락 가는 길...

 


멀리 마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연못이 굉장히 큽니다.

 


마을 정말 이쁩니다...

 


세상에서 가장 팔자 편한 소 앞에서...^^

 

이제 다시 왕비의 촌락에서, 그랑 트리아농을 거쳐 수로가 있는 곳까지 걸어갑니다. 꽤 한참을 걸어야 했는데, 가다 보면 이렇게 자연스럽게 자라도록 내버려둔 큰 나무들도 있습니다. 물론 각 잡아 깎은 나무들이 더 많긴 하지만요.


이건 뭐... 핫도그도 아니고... 나무를 어떻게 이런식으로 가지치지를 할 생각을 하는 지...

 


그랑 트리아농의 뒷부분입니다. 대리석 색이 이쁘지요?

 


운하가 어마어마한 규모입니다. 이 운하가 베르사이유 궁까지 이어지는 것이지요.

 


나오면서 다시 그랑 트리아농의 내부를 살짝 구경했습니다. 여기도 당구대가 있군요...

 

여기까지 구경하고, 다시 꼬마 기차를 타고 베르사이유궁으로 돌아와 밖으로 나왔습니다. 자전거를 빌려서 하루 종일 이 안에서만 놀아도 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도시락 싸들고 가서, 정원 아무곳이나 돗자리 하나 펴고 뒹굴뒹굴 누워서 책도 읽고 낮잠도 자고 도시락도 까먹고 놀면 딱 좋을 곳입니다. 예쁜 정원, 또 보고 싶네요...

 

자 이제 몽생미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초원은 소금 초원입니다. 바로 저 수도원 부근부터 바다라 염분을 많이 머금은 곳이라고 하네요. 소금 초원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양들, 그런데 가만 보면 발과 얼굴만 까맣게 생긴 아주 특이한 애들입니다.

 

몽생미셸은, 섬 위의 수도원입니다. 이 섬은, 우리 나라의 진도처럼 밀물과 썰물에 따라서 육로로 연결되기도 했다가, 다시 섬이 되기도 했다가 합니다. 조수간만의 차가 15m나 된다고 합니다. 프랑스 정부는 이곳이 유명해지고, 많은 순례자들과 관광객들이 찾아오자 이곳에 둑을 쌓고 철길을 놓아서 사람들이 다닐 수 있게 했습니다. 그러다가 철길만 걷어내고 자동차로 갈 수 있도록 둑에 포장도로를 만들고 양쪽에 주차장을 조성했습니다. 그러다가 바로 얼마 전 그 주차장을 폐쇄하고 다소 먼 곳에 주차장을 만든 후, 셔틀버스를 타고서만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다가 되던 곳에 둑을 쌓아 놓으니 물의 흐름이 바뀌게 되고, 그러면서 둑의 양안으로 심한 퇴적이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지형이 변하고, 그것이 주변의 경관과 사람들의 생활에 영향을 주게 된 것이지요. 그래서, 프랑스 정부에서는 다시 둑을 걷어내겠다는 큰 결단을 내립니다. 그래서 지금은 사방이 공사 현장입니다. 일단 퇴적물을 걷어내고, 둑을 다시 없앤 후, 섬에 접근하기 위해 다리를 놓을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 공사가 2025년 완공 목표라는군요. 어찌 보면 참 별 거 아닐 것 같은 공사인데, 일단 자연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어떻게든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나라 같았으면 2~3년 안에 끝날 공사 같은데 말이죠. 어쨌든, 한번 자연을 망가뜨린 결과로 다시 십수년에 걸쳐 돈과 시간을 들여 복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우리의 4대강이 떠오릅니다. 아... 복구하려면 도대체 얼마가 들런지... 복구는 될 수 있을런지...

 

수도원으로 올라가는 일 입구입니다. 오로지 길은 하나. 양 옆으로 기념품 가게가 즐비합니다. 옛날에도 이곳은 수도원을 찾아오는 순례자들을 상대하는 가게들이 있었던 곳이라고 합니다.

 

중간에 놓여 있던 광고판...? 여튼, 여기 사진 보시면 예전에 둑이 없던 시절의 사진입니다. 물 들어오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옛날 순례자들 중에는 물에 휩쓸려 죽은 사람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마지막 입장이 5시라서, 일단 허겁지겁 올라갔습니다. 수도원 입구입니다.

 

원래는 돌섬이었던 거죠. 그 돌 섬 위에 수도원을 지은 거라, 여기저기 곳곳에 원래 자연 그대로의 바윗덩이들이 드러나 있습니다. 정말 고생 많았을 것 같아요.

올려다본 수도원의 꼭대기... 전형적인 고딕 양식이네요.

 

제일 위의 황금빛 미카엘 천사 보이시나요? 미카엘 천사는, 이 수도원을 짓도록 주교의 꿈에 나타났던 천사입니다. 그래서 이 수도원을 짓고, 화룡정점으로 제일 위에 미카엘 천사를 올린 거지요. 이건 직접 올리지 못하고, 비행기를 동원해 마지막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수도원의 건축 과정을 모형으로 전시해놓은 것이 밑의 사진들입니다.

자 이제 꼭대기에 미카엘 천사를 올리는 작업입니다.

 

수도원 제일 위의 전망대까지 올라가서 바라본 전경입니다.

이게 다 갯벌이에요. 이 갯벌은 굉장히 단단해서 밟아도 빠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걸어다니기가 편하대요. 그리고 갯벌도 색이 하얀 편이에요. 우리 나라의 갯벌은 어두운 색이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

전망대에서 한 장. 저 뒤에 보이는 것도 무인도입니다. 이 섬이 한 때는 요새로 쓰였었는데, 그 때 저 무인도와 함께 철옹성이 되어주었다고 합니다. 저 섬에 지어졌던 요새는 다 파괴되고, 지금은 다시 무인도가 되었구요, 이 섬은 수도원이 된 것이죠.

 

수도원의 주 예배당입니다. 내부 양식도 전형적인 다른 고딕 양식의 성당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높은 아치와 둘러선 회랑...

여기 저기 놓여 있는 성모상, 아치형 창문들... 이 수도원은 고딕양식과 로마네스크양식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웅장한 느낌이죠...?

 

여기도 계단틈에 바위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네요.

 

뒤에 보이는 곳은, 수도사들이 밥을 먹고 묵상을 하며 거닐었던 회랑입니다.

회랑이 참으로 화려하죠? 회랑 안쪽의 정원도 매우 깔끔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회랑에서 내다본 갯벌입니다...

회랑의 조각 장식이 참 섬세합니다. 나무 아치도 특이하구요.

회랑에서 올려다본 수도원 상부...

 

수도원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을 나타내주는 부조입니다.
수도원을 만든 것은 오베르 주교입니다. 어느날 오베르 주교가 꿈을 꾸는데 미카엘 천사가 나타나서 이 섬에 수도원을 지으라고 얘기를 합니다. 오베르 주교는 그냥 꿈이라 생각하고 무시해 버렸습니다. 그러자, 다시 미카엘 천사가 꿈에 나타나 오베르 주교의 이마를 엄지 손가락으로 꾹 누릅니다. 꿈에서 깬 오베르 주교가, 자신의 이마에 난 손가락 자국을 보고 그제서야 실행에 옮겨 이 수도원이 지어졌다는 것이죠. 그러면서 미카엘 천사가 말하기를, 이 섬에 수도원을 지으면 절대로 외적이 이 땅을 차지하지 못하게 막아줄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실제로 이 섬은 단 한번도 외적에 의해 점령 당한 적이 없었고, 백년 전쟁 때도 영국은 결국 프랑스를 함락하지 못하고 물러서게 됩니다.  따라서 프랑스 사람들에게 이 몽생미셸은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구요. 수도원 제일 꼭대기에 황금빛 미카엘 상을 올리게 된 것도 다 이런 이유인 것이지요.

 

이곳은 순례자들이 묵었던 곳입니다.

 

수도원에 오게 되는 순례자들의 짐과 기타 여러 가지 필요 물품들을 끌어 올리던 도르레입니다.

 

알파와 오메가라고 써 있네요. 이곳은 장례 집전이 이루어지던 공간입니다.

피에타 상.

장례식을 치루던 곳에 어울리는 그림이라고 해야 할 지...

 

원래 수도원은 오로지 수도사들이나 순례자들만 묵을 수 있었습니다만, 이 곳은 요새로도 쓰였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기사들을 위한 공간이 존재합니다. 이 곳이 기사들이 묵었던 숙소입니다.

숙소에 있다가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기사들이 뛰어 내려가던 계단입니다.

 

이제 수도원을 내려오면서 찍어 보았습니다. 수도원의 뒷모습쯤 되겠네요.

 

수도원 밑의 마을에서 한장. 집들의 모양이 상당히 특이하죠?

나무조각 하나하나를 이어붙인 지붕입니다.

전형적인 노르망디 양식의 집이네요. 어떤 집은 납작돌들로 지붕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수도원으로 올라가는 좁은 길들과 옹기종기 들어앉은 집들...

 

다시 수도원 입구.
여기에는 유명한 과자가 하나 있습니다. 뿔라 Poulard 아줌마라고, 아주 오래 전 순례자들을 위해 오믈렛을 정말 맛나게 만들어 팔던 아줌마였는데, 이 아줌마가 음식 솜씨가 좋아서 과자도 맛나게 만들었다고 하네요. 식당에서는 여전히 오믈렛을 팔고, 이 아줌마 이름을 딴 과자를 여기저기서 팔고 있습니다. 식당은 지금 그 아줌마의 후손이 경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여기서 과자를 많이 사더군요. 저도 회사에 가져갈 과자를 좀 샀습니다.

 

우리가 먹은 저녁. 해물 모듬을 시켰습니다. 옹플레흐에서 홍합 한 냄비를 먹는 모습을 보고, 해산물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해물모듬이 괜찮다길래 일행 모두 이걸 시키고, 가이드 아저씨는 홍합을 시켰습니다. 결론은... 별루.
일단 게는 정말 맛 없었습니다. 우리 나라 꽃게나 대게만큼 달지도 않고, 그렇다고 킹크랩마냥 실하지도 않은 상황. 퍽퍽하고 별 맛 없더라구요. 고동 류는 나름 괜찮았는데, 메인이라 할 수 있는 게의 맛이 별루라서 실망이었습니다. 고동/소라는 정말 많이 주어서 결국 고동은 많이 넘겼습니다. 먹기 위한 노동력이 너무 많이 들었어요.
가이드가 이곳의 특산물 중 하나인 뽐므 시드르를 사주었습니다. 사과 탄산주? 사과 샴페인? 이라고 해야 할 것 같네요. 정말 술 같지도 않고, 달달하니 정말 맛났습니다. 하지만, 주당인 남편은 너무 술 같지 않다고 그닥 좋아하지 않더라구요. 하지만 내 입맛에는 딱!

 

저녁을 먹은 후, 몽생미셸의 야경을 찍기 위해 다시 수도원 밑으로 버스를 타고 왔습니다. 아직 해가 완전히 지지 않았습니다.

 

해가 지면서 제일 가운데부터 불이 켜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희한한 것이, 불이 한번에 켜지지 않습니다. 가운데를 시작으로 해서 한군데씩 한군데씩 켜지는 것이, 아무래도 사람이 올라가면서 수동으로 켜는 것 같은 느낌. 관리실이라든가 이런 곳에서 한번에 켜면, 쫙 불이 들어오는 걸 예상했는데 너무나도 황당하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나씩 하나씩 불이 켜지더라구요. 정말 재미났습니다.

시간차를 두고 가이드가 계속 사진을 찍어주었습니다. 우리는 삼각대를 안 가져가서 가이드가 찍어준 사진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바로 위 야경 사진은 삼각대도 없이 남편이 인간승리의 정신으로 얻어낸 야경! 오른쪽의 공사용 크레인이 흠이지만, 정말 잘 찍었네요. 사진 밑의 형광색 조끼를 입은 사람들은 일본인 관광객입니다. 너무나 재미있게도, 일본 관광객들은 다 저걸 입었더라구요. 야경 투어를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여행사에서 일괄적으로 나눠준 듯 합니다. 아무래도 밤이고, 차가 다니는 곳이니 안전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는지 미리 준비는 잘 했지만, 마침 옆이 공사장이다보니 다 공사장 인부 같아 보였다는...^^

이렇게 해서 몽생미셸 투어가 끝났습니다. 너무나도 아쉬운 하루, 정말 길었던 하루.
하지만, 정말 멋진 풍경들을 눈에 가득 담아 올 수 있어서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셋째날은 드디어 고대하고 고대하던 몽생미셸(Mont Saint Michel) 투어!
한국에서 이미 한달 전쯤 고민 끝에 투어를 예약해 두었습니다. 프랑스 하면 에펠탑, 루브르 못지 않게 몽생미셸이 연상되곤 했던 지라 소원풀이가 오히려 늦은 편이라고 해야 할런지요. 어쨌든, 이번 파리 여행의 가장 기대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었지요. 오늘은 노르망디 해변 특집입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우리에겐 낯익은 지명이지요. 그 노르망디 맞고요… 여튼, 그쪽 해안에도 절경이 많다 하더라구요. 우선 에트르타를 들렀다가, 옹플레흐를 거쳐, 몽생미셸까지 가는 기다긴 일정. 아침 8시부터 새벽 1시까지 예정된 아주 빡센 일정입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비가 옵니다. 부슬부슬~~~ 거참. 내다 보니 우산을 안 쓴 사람이 없을 정도의 비네요. 하지만, 곧 개이기를 바라며 출발했습니다. 우선 가이드를 만나기로 한 콩코드 광장까지는 오빠가 태워다 주었구요, 콩코드 광장에 도착해보니 승합차 한 대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우리 말고 모녀 두 명의 일행이 있더군요. 일행이 있는 게 나쁠 건 없지만, 대학 다닌다는 그 딸은 시차 적응도 안 되고(우리보다 하루 먼저 왔건만!) 감기까지 걸려서 가이드 설명은 관심도 없고 오로지 잠만 자더라는… ㅋㅋ

제일 먼저 들른 곳은 에트르타(Etretat) 였습니다. 다행히 날이 환~하게 개서 정말 환상적인 햇살을 뿌려줍니다. 오르세에서 보았던 그림에도 나오는 그 에트르타의 코끼리 절벽! 다음의 행선지인 옹플레흐랑 가까운 편입니다. 그래서 모네는 옹플레흐에 사는 스승에게 그림을 배우면서 이곳에 자주 들러 그림을 그렸다고 하네요. 많은 화가들이 사랑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저 절벽위 푸른 곳은 바로... 골프장입니다. 에트르타 골프장. 정말 멋지다고 하네요. 골프를 안 치는 저로서는 뭐 상상도 잘 안 되지만, 여튼... 좋아 보이긴 합니다.

 

마을까지 한 화면에 넣어봤습니다. 정말 아기자기하고 이쁜 마을이죠.
사진의 배경이 되는 곳은 엄마 코끼리 입니다. 코끼리가 바다에 코를 빠뜨리고 서 있는 것 같은 모양 맞지요? 엄마 코끼리 뒷편으로는 좀 더 굵은 코의 아빠 코끼리 바위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 완전히 정반대의 위치로 가야만 보이기 때문에 우리가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투어 상품에 따라 거기까지 걸어가는 경우도 있는 것 같던데, 우리는 시간 관계 상 생략. 그림 엽서로만 만족해야 할 것 같네요.  

 

에트르타를 주제로 한 화가들의 그림에는 종종 아빠 코끼리도 나옵니다. 1번이 아기코끼리, 2번이 엄마코끼리, 3번이 아빠코끼리입니다. 우리가 서서 기념 사진을 찍은 위치가 4번입니다.

 

언덕 위에는 기념 탑이 하나 서 있습니다. 최초로 지중해 횡단 비행기가 떴던 곳이 바로 이 에트르타 언덕 위라고 합니다. 그 당시 파일럿들의 얼굴이 새겨진 부조도 있고, 기념탑과 기념관이 있습니다. 사실… 뭐, 그닥 멋지지는 않고 어울리지도 않아요. 너무 크기만 하고 말이죠. 프랑스답지 않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습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건 작고 아담한 교회. 들어가 볼 수는 없더군요.

 

뒤로 보이는 게 아기 코끼리 바위입니다.

 

해변도 자갈 해변입니다. 아주 특이해요.
해변에 경고 문구가 써 있었습니다. “이 자갈은 해변의 자산이고, 이 마을 사람들은 이 해변으로 인해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당신이 이 자갈을 하나 집어가면, 그 만큼 이 해변 마을의 생존을 위협하는 게 된다…” 아주 정중하면서도 피부로 확 와 닿는 경고 문구더라구요. 그냥 “자갈 채취 금지!” 뭐 이렇게만 써 놓는 것보단 훨씬 구속력이 크지 않나요.

 

 

마을 자체가 너무 아기자기하고 이쁩니다. 처음에 동사무소 같은 곳으로 사용되었던 건물은 현재 기념품 가게입니다. 그 앞이 이 마을의 광장. 사실, 광장이라 하기엔 거시기하지만, 뭐 유럽쪽은 광장은 ‘넓은 평지’ 라기 보단 ‘널리 열려있는 곳’에 가까운 거니까요.

 

그냥 마을 여기저기를 둘러보다 발견한 도자기 가게입니다. 컵 하나에 5유로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살까 말까 몇번을 집어 들다가 그냥 왔습니다. 저 정도의 도자기는 이천에 가도 많을 것 같아서요. 흐흐.

 

이곳에서 출발한 시간이 거의 11시 30분 넘어서인 것 같습니다.
두번째 행선지로 달리면서 센강을 가로지르는 노르망디대교를 건넜습니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아름다운 사장교에 드는 다리지요. 한 때는 세계 최장의 사장교였으나, 기록은 뭐 늘 갱신되는 것이구요. 인천대교보다 약간 긴데, 좀 거시기한 건 인천대교 디자인이 거의 이거랑 똑같다는 것입니다. 음… 사장교의 한계인 건지, 완벽한 표절인 건지는 잘 모르겠구요. 여튼, 사진과 달리 경사가 장난 아닙니다. 사진을 찍었으면 좋았을 텐데, 사실 다리를 건너면서 찍어봤자 view가 좋게 나올 것 같지도 않으니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으로 대체. ^^ 

 

달리고 달려~ 옹플레흐 항구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아, 정말 예쁜 항구 마을이지요. 이 마을은 모네의 선생이었던 외젠 부댕(Eugene Boudin)이 살던 곳이라, 이 사람 이름을 딴 미술관도 있습니다. 아주 작은 항구구요. 예전엔 이 마을의 항구에서 수산업까지 모두다 이루어졌지만, 지금은 외곽쪽에 신항구가 새로 생기고 이곳은 개인용 요트 정박이 대부분입니다. 이 요트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뭐하는 사람들일까요…?^^


 

마을 입구의 샌드위치 가게에서 간단한 점심을 사서 해결했습니다. 요트를 바라보는 계단참에 앉아서 먹었어요. 워낙 밥값이 비싼 동네다보니, 베르사유 궁전에서든 루브르에서든 그 어느 곳에서든 이렇게 샌드위치와 음료수로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무지 많아요. 관광객이든 현지인이든 말이죠.

 

점심을 다 먹은 후, 다시 항구 입구에서 전체가 다 보이도록 한컷 더.

 

이곳은 높은 분들이 마을에 내려오시면 묵게 했던 공관 같은 곳이라고 합니다. 나무와 돌이 어우러진 독특한 양식이죠. 나무로 촘촘히 기본 골조를 만들고 사이사이를 다시 나무로 이은 후, 사이사이를 메꾸는 게 노르망디 양식이라고 하네요. 이건 노르망디 양식에 석조건축이 섞인 형태네요.

 

아주 이국적이지 않나요? 그런데 보면, 북유럽의 어느 곳 같기도 해요. 대부분의 건물들이 2~3층 정도까지와 그 이상이 약간 다르게 되어 있습니다. 저층은 노르망디 양식으로 지어진 것이고, 그 이후에 북유럽, 특히 노르웨이 쪽의 영향을 받아서 증축되었음을 보여준다는 거죠. 저 건물들 뒤쪽은 지대가 더 높아서 앞에 보이는 2층이나 3층 정도가 뒷면의 1층이 됩니다.

좀 전에 보았던 항구 주변 건물들의 뒷모습입니다. 항구쪽 1층이 대부분 상가였던 것처럼, 골목 쪽을 기준으로 볼 때 1층들도 대부분 상가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이 건물은 모습이 전형적인 노르망디 양식이네요.

 

이건 원래 교회였어요. 지금은 해양 박물관 같은 곳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참 이쁜 골목입니다. 그런데 이 길의 이름은 '죄수의 길'이라고 하네요. 골목 안쪽으로 보이는 곳이 죄인들을 가둬 두던 곳이라서 그렇게 붙여졌다고 합니다.

 

요트를 배경으로 해서 다시 한번. 가이드가 남편더러 이곳은 프랑스인데 도대체가 왜 천편일률적인 포즈를 보이냐며 구박하는 바람에, 얼굴도 웃고 있고 포즈도 좀 바뀌었습니다. 하하.

 

외젠 부댕의 그림의 배경이 된 장소입니다. 딱 이 지점에 서서 정면을 바라보면, 그림과 똑같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정말 변한 게 하나도 없네요. 어딘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그림과 풍경... 우리 나라는 18세기 모습이 남아 있는 곳이 어디에 가면 있을까요?

 

옹플레흐는 정말 작은 어촌 마을이지만, 화가들이 워낙 좋아했던 곳이고 무엇보다 인상주의에 영감을 불러 일으켰던 외젠 부댕의 고향이니만큼 화가들의 아뜰리에가 어마어마하게 많이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실제로 현대미술 작품을 취급하는 화랑도 정말 많았어요. 문제는 가격이 장난 아니라는 거…^^;;

 

모네 그림의 배경이 되었던 골목길입니다.

화가들의 아뜰리에가 몰려 있는 골목입니다. 골목의 모습 자체가 예술이에요.

 

카트린느 성당과 종탑입니다. 가장 오래된 고딕 양식의 목조 성당이라고 하네요. 고딕은 늘 석조만 보아왔던 지라 정말 특이해요. 목조인 까닭에 그리 높진 않았고, 석조 건물과는 또 다른 매력을 풍깁니다. 왠지 사찰의 느낌이 나요. 재료의 차이가 중요한 까닭입니다. 프랑스의 시골 성당에서 절의 향기를 느끼다니요…

 

성당 내부입니다. 석조 고딕만큼 웅장하고 큰 느낌은 아니죠. 소박한 느낌입니다.

이곳의 파이프오르간은 소리가 또 남다르다고 합니다. 다른 성당과는 달리 나무에 소리가 부딪히기 때문에 훨씬 부드럽고 깊은 소리가 난다는 거에요. 들어볼 수 없는 게 아쉬울 뿐…

이제, 옹플레흐를 떠나 드디어 몽생미셸을 향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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