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에서의 두번째 아침이 밝았습니다.
호텔에서 챙겨주는 아침을 먹고 이제 가이드 없이 우리 둘만의 프라하 여행을 시작합니다.

 

다시 카를교를 건너서 프라하 성쪽으로 걸어가보았다.

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끼고 돌아 그저 가벼운 동네 구경 중건물마다 파스텔톤의 색이 다르다.

이런 점이 다른 유럽과 다르게 프라하를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느낌으로 만드는 것 같다.

 

 

 

카프카 기념관.

저 볼일 보는 아저씨의 엉덩이부분이 좌우로 휙휙 움직이는 것이... 아주 웃긴다.

문을 닫았었던가? 좌우간, 너무 이른 아침이라 들어가보지 못했고,

대신 그 앞에서 사진 한방. 나름 카프카 작품을 읽어봤다고 하는 남편을 모델로...

 

 

 

프라하의 루돌피눔... 체코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의 하나로 꼽힌다.

1885년 개장한 이후 콘서트 홀의 이름은 드보르작 홀이라 명명하여, 프라하 음악원의 교수였던 드보르작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

네오-르네상스 양식의 루돌피눔은 예술과 음악을 사랑했던 왕제 루돌프의 이름을 딴 것으로,

한때 체코슬로바키아의 의회가 열리기도 했던 이곳은 현재 체코 필하모니의 주무대이며

이미 로스트로포비치나 장영주를 포함하여 수많은 거장들과 음악천재들이 이곳에서 연주를 한 바 있다.

 

 

 

루돌피눔에서 유대인 지구로 가는 길...

프라하는 정말 아기자기하다... 어디서 찍든 유명한 관광지처럼 느껴지니깐...

 

 

 

 

나치의 유대인 학살은 프라하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남편은 이 유대인 지구를 정말 둘러보고 싶어했는데, 마침 우리의 여행기간이 부활절 기간이라 유대인지구의 모든 기념관 및 묘지가 휴관 상태였다. 유대인 예배당 앞에서 한컷을 찍고, 유대인 묘지는 창살 사이로 손을 디밀어 사진을 찍었다.

시신을 묻을 공간이 부족해 겹겹이 쌓을 수밖에 없었기에 비석마저도 아주 빽빽하다.

그늘진 건물 사이로 보이는 묘비들이 너무 쓸쓸하게 느껴져 가슴이 아팠다.

 

 

 

 

화약탑. 높이 65m의 고딕식 탑이다. 1475년 지금의 구시가지를 지키는 13개 성문 가운데 하나이자, 대포 요새로 건설되었다.

이후, 17세기 초에 연금술사들의 화약창고 겸 연구실로 쓰이면서 화약탑으로 불리게 되었다. 옛날에는 왕과 여왕의 대관식을 거행하는 장소이자, 외국 사신들이 프라하성(城)으로 들어올 때는 꼭 거쳐야 하는 관문으로 이용될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화약탑을 지나서 다시 바츨라프 광장 쪽인 오른쪽을 향해 가다 보면 나오는 대로.

프라하 사람들이 좋아하는 보리수 나무가 울창하게 드리워진 멋진 거리로, 국민의 거리라고 불리기도 한다.

양 옆에는 수많은 상점들이 즐비해 있는데,

마치 우리 나라의 명동쯤? 물론 명동보다는 훨씬 한적하고 분위기 있고 깨끗하고 넓긴 하지만...ㅋㅋ

 

 

 

프라하 시민회관. 연주회장과 전시장, 레스토랑 등을 포함하여 500여 실의 공간으로 이루어진 복합 문화시설이다.

보헤미아 왕조의 궁궐을 헐어내고 그 자리에 1905년부터 6년에 걸쳐 현재의 건물을 신축하였다. 1918년 10월 28일, 체코슬로바키아의 독립이 선포된 장소이기도 한 이곳은 매년 5월 12일에 시작되는 체코의 음악축제 '프라하의 봄'의 개막/폐막 공연이 연주된다.

개막작은 당연히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무하 박물관을 구경한 후 버스를 타고 페트르진 공원으로 갔다.

체코 프라하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거대한 구릉지에 조성된 공원이다. 등산 열차를 타고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에펠탑을 축소해서 만들었다고 하는 전망탑은 뭐 그닥 땡기지 않아 올라가지 않고 1층에서 차만 마셨다.

예전에는 과수원이었다고 해서 그런지 꽃나무도 많고, 아기자기하게 잘 가꿔진 공원이었다.

 

 

  

페트르진 공원 정상에 있는 거울의 집.

처음엔 거울로 사방을 붙여 미로처럼 만들어 놓은 곳으로 들어가는데, 좀 지나면 각종 오목 볼록 거울로 사람을 웃겨준다.

정말 배꼽잡게 웃었다... 특히 남푠의 가분수 사진은 너무 웃겨서 사진 찍기까지 한참 걸렸다. ㅋㅋ

우리의 삶이, 이날 웃었던 것처럼 늘 그렇게 즐거운 웃음과 기쁨으로 가득한 나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페트르진 공원에서 프라하성 쪽으로 걸어서 내려오는 계단 길...

계단이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져 있으면서 작은 조약돌이 바닥에 박혀 있어 분위기도 있고 참 이쁘다...

다행히 유모차를 끌고 가는 아줌마 한명을 만나 둘이 함께 있는 사진을 간만에 찍을 수 있었다.

광고에서 본 것 같기도 한 정겨운 풍경이 아직도 눈에 선한 듯...

 

 

 

 

 

 

우리 나라의 맨홀들도 나름의 디자인을 갖고 있다. 다들 무심코 지나치지만... 하지만 프라하의 맨홀 뚜껑은 역시 프라하답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페트르진 공원에서 돌계단을 지나 집들 사이 골목길을 지나 내려오니 다시 네루다 거리 입구와 만나게 된다.

어제 왔던 공간에 다시 오니 왠지 반가운 마음에 한컷...

 

 

  

카프카의 생가 앞이다...

내 머리 위로 보면 카프카의 얼굴이 나타난 동판 부조가 있다.

안에 들어가 보면 약간의 전시도 되어 있다고 하는데 여러 책자나 안내문에 꼭 가봐야 할 곳이라는 설명이 없어서 그냥 패스...

카프카가 서운해 했을까?

 

 

 

구시가 광장 근방의 나름 유명한 파스타집...

벽면 장식이 특이하다. 파스타를 주렁주렁 매달아 놓았다. 남편은 당근 와인을, 나는 사과 생과일 쥬스를 주문했다.

 

 

 

 

우리가 시킨 파스타... 맛있었다. 어쩌다 시키고 보니 둘다 토마토 소스였다.

하지만 파스타는 면의 종류에 따라서 맛도 틀려지니깐...^^

 

 

 

 

다시 어제 지나온 구시가 광장에서 한컷. 이틀째라 그런지 어제 갔던 곳을 지나면 왠지 반갑다...흐흐.

여기서 한참을 걸어 술을 사기 위해 TESCO 를 찾아갔다.

 

어제 관광을 시작한 바츨라프 광장의 정반대 끝... 바츨라프 광장의 남쪽 끝이다.

TESCO에서 남편이 원하는 아이스와인을 사지 못하고 영업시간 종료에 쫓겨 나온 관계로, 바츨라프 광장을 다시 북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열심히 술집 찾기에 전념...

거의 막판에 슈퍼마켓 하나를 발견했으나 역시 아이스와인은 없었고 그냥 아쉬운 대로 보통 와인 한 병을 사고 호텔로...

슈퍼마켓을 발견하고 어찌나 기뻤던지... 그 때만 해도 그곳에서 산 와인의 불행한 운명을 우린 전혀 알 수 없었으니깐...ㅋㅋ

 

 

이렇게 프라하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쳤습니다...
이틀 정도로 보고 싶은 것들을 대부분 보기는 했지만, 유대인 지구를 보지 못한 아쉬움이나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많이 들르지 못해서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다행히, 프라하 답지 않게 날씨가 좋았다는 것이 천만 다행이지만 하루 정도만 더 있었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와 남편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첫 여정이 된 프라하... 프라하의 연인이 아닌 프라하의 부부였지만, 그래도 참 행복했습니다.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발이 아프도록 돌아다닌 프라하를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P.S.
그렇게 힘들게 산 와인을 그날 저녁에 끝내 못마셨습니다. 너무 걸어다니느라 힘든 나머지 남편과 나는 숙소에 들어오자마자 그대로 골아 떨어졌으니까요. 그래서 그 와인은 가방에 넣어서 스위스까지 가져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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