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째 날이군요. 오늘은 노트르담에서 출발합니다. 오늘 일정은 굉장히 빡빡합니다. 원래 예정대로 되지는 못했습니다. 생각보다 줄이 긴 곳들이 있어서 말이죠. 원래는 노트르담 내부를 보고 전망대에 올라갔다가 콩시에르쥬리, 생샤펠 교회까지 간 후 점심을 먹는 계획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실패! 일단 노트르담 줄이 좀 길었구요. 나중에 보니 줄이 금방 금방 줄기는 했는데 그 땐 그렇게 줄이 금방 줄어들 지 모르고 언제까지 저러고 서 있냐며 뒤의 일정을 위해 뒤로 미루었거든요. 게다가 생샤펠 또한 검색대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했습니다. 여기도 줄이 줄어드는 속도가 만만치 않게 느리더라구요.

 

 

노르트담 성당은 정확히 말해 Cathédrale Notre-Dame de Paris 입니다.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이라고 해야겠지요. 첫날 여행기에도 잠깐 얘기했듯이 Notre-Dame 은 영어로는 Our Lady, 즉 성모마리아를 뜻하는 말입니다.

 

노르트담 입구입니다. 브라질 쪽에서 선물을 보내줬다고 하네요. 브라질에 있는 저 유명한 조각의 모형 축소판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노르트담 성당 내부... 스테인드 글라스가 정말 이쁜데요, 또 생각만큼 잘 나오질 않네요. 삼각대를 가져갔어야 했나봐요...

 

 

2유로짜리 촛불을 붙이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 모두의 평안을 기원하며...

 

 

잔다르크상입니다. 1455년에 이곳에서 다시 잔다르크의 명예 회복을 위한 재판이 열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세워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렇다구요.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의 부활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을 부조로 표현해놓았습니다. 예수님이 여인들에게 나타나는 모습, 엠마오 마을로 가는 두 제자에게 나타나신 모습, 제자들의 다락방에 나타나신 모습 등... 저걸 부조라고 해야 할 지 정확히는 잘 모르겠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각 객체들의 2/3 이상이 입체로 표현되어 있는 상황이어서 말이죠.

 

 

2013년이 노트르담 850주년인가봅니다. 기금 마련을 열심히 하고 있더군요. 여기저기 보수도 하고, 노트르담의 종도 개보수 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더라구요.

 

 

십자가 뒤쪽입니다...

 

 

노트르담 성당 건축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네요.

 

 

아... 정말 아름답죠? 곳곳의 스테인드 글라스와 샹들리에, 천정을 떠받히는 기둥들과 아치형 회랑들...

 

 

뭐... 성당이 중요한 거니까 제 얼굴에 초점이 안 맞은 것, 널리 이해해주기로 했습니다. ㅋㅋ

 

 

성당 오른쪽으로 돌아 들어가면서 찍은 모습입니다. 프랑스 고딕 양식의 정수를 보여준다고 하죠. 노트르담 성당은 사실 측면이나 뒷면이 더 이쁜 것 같아요. 남들이 멋지다고 표현하는 후면의 벽날개(flying buttress)는 사실 전 멋진 줄 모르겠어요. 뭐랄까, 뭔가 모자란 애를 받쳐주는 느낌 같아서 말이죠. 그보다 높이 솟은 탑의 작은 장식들과 창문들, 성당 입구의 조각들이 훨씬 멋져요.

 

 

요한 13세 공원의 분수입니다. 노트르담 성당 옆에 조성된 작은 공원이에요.

 

 

공원에 있는 놀이기구입니다. 저기 앉아서 일단 한번 제일 위까지 올라가면 그 다음부터는 내려왔던 힘에 의해 다시 올라가고 그렇게 무한루프를 돌 수 있습니다. 어떤 꼬마가 하길래 너무 재미있어 보여서, 그 꼬마가 가자마자 올라 탔는데,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안 되어서 남편이 처음 한 바퀴를 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멈추지 않는 원판... 나중엔 균형을 잃고 저 위에 드러누워 혼자 난리를 쳤습니다. 남편이 구해주지도 않고 배꼽 잡고 웃고, 결국엔 일본인 단체 관광객들 모두에게 원숭이가 되었습니다. 쩝...
간신히 세우고 걸어오는데, 일본 여자애들 둘이 또 낄낄거리며 올라타고 있더군요. ㅋㅋ

 

 

포앵 제로(Point Zero)입니다. 프랑스 모든 거리 측량의 기준점이 되는 곳이지요. 여기를 밟으면 파리에 또 온다는 속설이 있는 곳. 꾸욱 밟아주었습니다.

 

 

노트르담 전면

 

 

포앵제로에 선 남편

 

 

그 다음엔 원래 노트르담 전망대에 오르려고 했으나, 사람이 많아 패쓰.

 

다음 일정은 콩시에르쥬리(La Conciergerie)입니다. 14세기 초에 파리 최초의 궁전으로 처음 지어진 곳입니다. 루브르 궁이 만들어져 그리로 이사를 간 이후에는 다른 정부기관으로 활용되다가, 1391년부터 감옥으로 쓰게 됩니다.
프랑스 대혁명 이후, 공포 정치 기간에는 단두대로 가는 사람들의 대기소로 사용이 되었습니다. 1793년부터 1795년까지, 이곳을 거쳐 단두대로 간 사람들이 약 2600명에 달한다고 하는군요. 마리 앙투아네트와 당통 등도 다 이곳에 있다가 단두대로 보내졌습니다. 1914년부터 기념관으로 사용이 되었고, 이 건물 일부는 파리 법원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여기는 원래 기사들의 식당으로 쓰이던 곳이고, 공포 정치 기간에는 남자 죄수들의 대기소로 쓰였다고 합니다.

 

 

간수의 방입니다.

 

 

이건 제일 힘 없고 돈 없는 서민 죄수들의 방

 

 

이건 돈 쫌 있는 죄수들의 방. 침대가 있군요.

 

 

이건 아주 돈 많은 유명한 죄인들의 방. 책상까지 갖춰져 있어요.

 

 

이건 지롱드당이 단두대로 보내지기 전날의 일화를 그린 작품입니다. 지롱드 당원들은 다음날 단두대로 보내질 걸 알고 거의 파티 분위로 즐겼다고 하네요. 그러나 그 중 한 명은 자살을 했습니다(오른쪽 아래). 그래도 죽음을 미리 알고 준비할 수 있었던 사람들은 그나마 행복했던 걸까요.

 

 

여기는 여자 죄수들이 유일하게 바깥 공기를 마실 수 있었던 안뜰입니다.

 

 

마리 앙트와네트를 묘사한 그림입니다. 왼쪽은 재판을 받기 위해 나가는 모습, 가운데 그림은 감옥에 있을 당시의 초상화, 제일 오른쪽 작은 사기 주전자는 마지막으로 저기에 들은 물을 마시고 단두대로 향했다 합니다.

 

 

검은 천을 뒤집어 쓴 여인이 마리 앙트와네트 모형입니다. 그래도 왕비였던 사람이니 널찍한 방을 허용해주었습니다. 바로 뒤에서 병사가 지키고 있군요.

 

 

다음엔 생샤펠 교회를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줄이 너무 많아서 다시 패스. 노트르담을 봤으니 굳이 또 교회를 보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일정을 급변경했습니다. 팡테옹(Pantheon)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루이 15세가 병이 들어서 기도를 열심히 했더니 병이 나았습니다. 그래서 파리의 수호 성녀인 성 즈느비에브(Saint Jenevieve)에게 봉헌하는 성당을 지으라고 명합니다. 그런데 완공되는 시점이 1789년, 대혁명의 해였습니다. 원래 팡테옹 옆에 있는 생 테티엔 뒤 몽 교회(Église Saint Étienne du Mont)에 즈느비에브의 유해가 보관되어 있었는데, 성난 군중들이 그 유골함을 센강에 가져가서 던져버리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그러다보니, 국가에서는 이 팡테옹을 국립묘지로 사용하기로 결정합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위대한 사람들만이 묻힐 수 있는 곳이죠.

 

팡테옹이 보입니다. 왼쪽으로 조그맣게 보이는 곳이 생 테티엔 뒤 몽 교회입니다. 

 

 

웅장하죠?

 

 

중앙의 돔에서 햇빛이 들어옵니다. 어두침침한 실내를 상상했는데 아닙니다.

 

 

팡테옹에는 푸코의 진자가 있습니다. 신전 꼭대기에 매달려 있는데, 길이 67m, 질량 28kg의 추라고 하네요. 물리학을 사랑하는 남편이 팡테옹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한 부분입니다.^^

 

 

La Convention Nationale 은 국민공회인데... 왕정을 물리쳤던 혁명을 상징하는 것인가보네요.

 

 

이제 지하로 내려가봅니다. 지하에 묘가 조성되어 있거든요... 

루소의 무덤입니다. 문을 빠꼼 열고 손을 내밀어 횃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문 오른쪽에 음각으로 묻힌 사람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왼쪽으로 쟝 물랭, 앙드레 말로가 묻혀 있네요.

 

 

퀴리 부부의 묘입니다. 관은 완전 밀폐이구요, 방에 따라서 빡빡하게 4개부터 6개, 큰 방은 10개 정도까지 관이 놓일 수 있도록 자리가 다 마련되어 있습니다. 아직 만원인 방은 없더라구요.

 

 

왼쪽으로는 빅토르 위고, 알렉상드르 뒤마, 오른쪽으로는 에밀졸라입니다.

 

 

볼테르의 묘입니다. 분명 여행책자에서는 볼테르의 관에 발모양이 삐죽 나와 있다고 했는데, 아니더라구요. 그 대신 전신상이 놓여 있네요. 어쨌든, 볼테르와 루소는 방이 아니라 밖에 관이 나와 있습니다. 서로 거의 대칭되는 자리에요.

 

 


묘지 입구

 

 


팡테옹의 단면

 

 

머, 프랑스식 유머라고 생각하지요. 너무 기발하지 않나요? 저렇게 해놓기도 힘들 것 같은데...
주인공은 프랑스의 극작가이자 시인인 코르네유(Corneille)네요...

 

 

이게 생 테티엔 뒤 몽 교회입니다. 성녀 즈느비에브의 성소이지요. 르네상스와 고딕 양식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건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정말 아담하고 이쁘죠? 들어가보지는 않았습니다. 수학자 파스칼과 극작가 라신, 그리고 공포정치 시대의 장 폴 마라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장 폴 마라는 원래 팡테옹에 안치했었습니다만, 사후에 그의 부정행위가 밝혀져서 쫓겨나야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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