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사이유 궁을 나와서 지베르니(Giverny)로 갔습니다. 모네의 집이 있는 작은 마을이죠. 모네(Claude Monet)는 1883년부터 1926년에 죽을 때까지 43년 동안 이 곳에서 살았다고 합니다. 모네 그림 중 수련 연작은 다 여기서 만들어졌고, 그 그림의 모티브가 된 연못을 볼 수가 있는 곳입니다.


모네의 집 앞입니다. 이곳은 지금 박물관처럼 조성돼 있구요, 이 앞의 정원을 지나서 도로 밑으로 연결된 지하 보도를 지나가면 도로 반대편으로 모네의 연못이 나옵니다. 집은 아담한데, 인상적이라고 한다면 방 구석구석에 걸려 있는 일본 목판화 우키요에입니다. 모네가 수집을 했다고 합니다만, 지나치게 많이 걸려 있어서 마치 모네의 그림이 일본 판화에 기원을 두었다고 애써 주장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나중에 오빠가 얘기해주길, 이 박물관을 관리하는 것이 모네 재단인데, 이 재단에 돈을 대는 것이 일본이라고 하네요. 그렇다면 뭐 어쩔 수 없죠. 여튼, 일본 사람들이 오면 무지 좋아할 것 같습니다.
또 하나 특이한 건, 온통 노랑으로 칠해진 응접실과 온통 파랑으로 칠해진 주방입니다. 수혁이가 보면 파랑색이라고 무지 좋아할 것 같았는데, 사진을 못찍게 해서 좀 아쉽네요...

여기서부터는 연못 퍼레이드...


촛점이 잘 맞은 사진은 양 옆에 워낙 엑스트라들이 많아서요. 인물 촛점은 약간 흔들렸지만,
이게 그래도 그림이 제일 이쁘게 나왔습니다.

 

지베르니를 떠나서 오베르 쉬르 우아즈(Auvers-Sur-Oise)입니다. 이곳은 고흐(Vincent Van Gogh)가 생애 마지막 70일을 보낸 곳입니다. 처음엔 겨우 70일을 가지고 이 마을을 기념하냐며 비웃었는데, 비록 70일이지만 그 기간에 그린 그림이 굉장히 많다고 하네요. 한가지 아쉬운 건, 책자에는 분명 월요일이 휴관이라고 해놓고 막상 갔더니만 월/화 이틀 내내 휴관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토요일부터 시작해서 화요일까지 쉰다는 것이고, 결국 일주일에 3일 일한다는 거네요. 헐~
결국 고흐의 집도 못보고, 고흐의 정신과 상담을 맡았었던 가셰 박사의 집도 못갔습니다. 하지만 뭐, 고흐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풍경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것만으로도 진귀한 경험이었어요.


고흐 그림의 배경이 된 오베르 성당


고흐가 동생 테오와 나란히 묻혀 있습니다.


'까마귀가 나는 밀밭'의 배경이 된 곳입니다. 누가 표지판에 불을 질러 놓은 건지, 원...

 

이렇게 넷째 날의 일정을 마무리 했습니다.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 다시 파리 시내로 들어오는 길이 꽤 막혀서, 많이 늦었습니다.
이날은 지베르니와 오베르 쉬르 우아즈의 가이드 역할을 담당해준 오빠에게 우리가 한턱 쏘는 날. ㅋㅋ
마레 지구의 맛난 식당 중 하나인 les philosophies에 가서 맛난 저녁을 먹었습니다. 양고기, 생선, 비프 요리입니다. 애피타이저는 모짜렐라 토마토였고요, 후식은 크렙이었는데 사진을 못찍었군요. 아주... 달달하고 맛난 디저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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