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학원에서는 착한 일을 하면 포인트를 준다. 그리고 그걸 모아서 한두달에 한번씩 포인트 시장을 열어, 그 포인트로 물건을 살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아이들은 그 포인트를 받고, 지갑에 모으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문득, 한참 하다가 그만둔 칭찬 스티커가 생각이 났다. 수혁이가 하도 동생과 싸우고 할머니 말을 잘 안 들어서 시작한 거였는데, 이젠 별 필요도 없어졌고 무엇보다 정혁이가 아무 스티커나 주워다가 지맘대로 막 붙여대는 통에 안 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그만 두었다. 그런데 여전히 아이들에게 당근이 필요할 때가 있어서 내가 그 포인트 제도를 응용하기로 했다. 아이들이 착한 일을 하면 쿠폰을 나눠주고, 나중에 그 쿠폰을 장난감이나 용돈으로 교환할 수 있게 해주는 거다.

어젯밤... 아이들이 또 서로 침대 쪽에 눕겠다고 싸웠다. 정혁이는 형아보다 먼저 잽싸게 침대쪽에 누워서 비키지를 않았고, 수혁이는 지난번에 자기가 바깥쪽이었으니 이번엔 침대쪽에 누워야 하는데, 왜 이정혁은 패턴대로 하지 않느냐며 울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아서 "오늘 바깥쪽에 자는 사람에게 엄마가 1포인트를 주겠어!" 라고 말했다. 그러자 갑자기 정혁이가 슬금슬금 옆으로 가면서, "아, 갑자기 바꾸고 싶어졌다!" 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 상황에서 포인트 받겠다고 옮기는 건 너무나 분명한데 굳이 변명을 하면서 슬금슬금 옆으로 이동하는 걸 보고 있자니 왜 그렇게 웃긴 지.

그게 정혁이의 매력이겠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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