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여섯번째 캠핑은, 화성 해솔마을오토캠핑장!

추석연휴 직후의 주말에 가는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므로, 늘 그렇듯 경기 서부권에서 캠핑장을 물색하기 시작. 
아직은 캠핑 초보라 생각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다양한 곳을 경험해보고 싶어서, 늘 새로운 곳을 찾아보게 되는...
나는야 캠핑 하이에나...? ㅋㅋ 

처음엔, 파주나 가평쪽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남편께서 "낙조!"를 강하게 주장하신다.
거의 자기 주장을 하지 않고, 나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고 맡기는 남편인, 어느날 필 꽂혀서 무언가를 '주장'하시게 되면, 난 꼭 따라주어야 할 것만 같은 강박에 사로잡힌다. 혹시, 남편은 이걸 노리는 걸까...? 흠흠...

어쨌든, 낙조와 캠핑장을 핵심어로 해서 열심히 인터넷의 바다를 헤엄친 결과 찾아낸 해솔마을오토캠핑장. 
사실, 낙조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캠핑장은 비교적 많이 있었지만, 내가 정말 원한 건 우리 사이트에 앉아서 낙조를 보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리 제끼고 저리 제끼다가 강화도의 한 캠핑장과 이곳으로 결정. 결정의 근거는 순전히 사람들의 후기에서 보이는 사진과 캠장 사이트에 올려져 있는 사진들. 하지만, 하지만...

속지 말자 사진빨!!! 

맘에 들 정도의 낙조를 위해서는 결국 바닷가로 걸어 나가야 하는 수밖엔 없었다는 것. 어쩔 수 없지. 저렴한 가격에 너무 많은 걸 바랬던 거야. ㅜ.ㅠ

이번 캠핑의 백미는... 전날 과음하신 남편께서, 머리를 깨끗이 비운 채 짐을 싣는 바람에 매트와 전기요를 집에다 놓고 온 것. 날씨가 다행히 춥지 않아 전기요는 상관 없었는데, 매트 없이 잘 수는 없는 노릇. 다시 집에 갔다 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포기하고 있던 찰나! 급작스러운 회사 일 때문에 우리보다 늦게 출발한 시누이가 매트를 두 장 사오는 걸로 급 마무리. 사실, 나는 남편에게 벌칙 겸 꼭 집에 다녀오도록 만들고 싶었으나, 오빠를 아끼는 아가씨의 지극한 사랑에 그냥 져주는 걸루다가... ㅋㅋ  이봐, 남편. 아가씨 아녔음... 알지?!?!?!  


다행히 매트도 해결되었겠다... 사이트 구축 다 끝내고 맥주 한 캔씩 비우고, 음악 틀어놓은 채 한판 늘어지기... 타프의 네 귀퉁이를 두 줄로 잡아 당겨 각을 더 살려보겠다며 스트링을 사달라고 하더니, 그냥 이번에도 한줄로. 그런데도 제법 각이 나오는 걸 보니, 남편의 실력이 늘어가고 있는 건 맞는 모양. ㅋㅋ


이번 캠핑의 야심작. 트라이포드 해먹 스탠드!!! 

한쪽은 나무에 달고 한쪽은 이렇게 삼발이로 해서 고정을 하면 해먹 달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지난번 해먹 스탠드를 남편이 너무 부담스러워해서, 결국 추가로 구매. 내가 구매한 건 정확히 '콤비네이션 해먹스탠드'로 저런 폴대가 네개가 온다. 만약 나무가 하나도 없다면 폴대 두개를 양쪽에 놓고 스트링으로 고정해서 해먹을 달면 되고, 나무가 하나라도 있다면 이렇게 삼발이 형태로 연결해서 스트링 없이 해먹을 달 수 있다. 그리고 해먹을 떼면, 저 삼발이는 더치오븐용 삼발이 또는 랜턴걸이로 활용할 수도 있다. 완전 멋지다!!! 그런데, 한번도 연습해보지 않고 바로 들고 나가는 바람에, 일부 나사 불량과 조립방법 몰이해로 다소간 고생을... ㅋㅋㅋ 그래도, 여튼 맘에 든다. 그리고 이번에도 한몫 단단히 했고. 


철조망 구멍에 핸드폰 카메라를 맞추어 장애물 없이 해변을 찍어 봄... 그냥 이런 풍경이 바로 보이면 더할나위 없었을 텐데... 생각할수록 아쉽지만, 이곳이 군사작전지역이라 캠장 주인도 어쩔 수 없을 듯.


낙조를 보러 나갔다. 역광이라 사진은 엉망... 여튼, 아이들은 신났고, 새로 갤럭시5를 장만한 남편 또한 카메라의 성능에 감탄하며 사진찍기 놀이에 집중. G3 카메라가 갑인 줄 알았드만 갤럭시5 카메라도 훌륭하다. 남편의 이전 폰인 갤2, 그리고 나의 옵티머스LTE2 따위와는 비교 불가. G3를 사든가 아이폰6를 얼른 사서 배틀 붙여봐야겠다. 


그래도 이 정도의 사진을 건졌으면, 내 폰도 훌륭하지 않은가! 적어도, 옵티머스LTE2의 카메라가 갤2의 카메라보단 열배 이상 낫다. ㅋㅋㅋ  올해 말쯤 되면 다시 생각날 것 같은 낙조. 하지만, 저 수평선 위에 얕게 깔린 구름 때문에, 물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해는 보지 못했다. 2% 아쉬웠달까... 어쨌든, 이 정도의 낙조를 본 것만으로 캠장의 모든 아쉬움은 날려버려야겠다. 


캠핑장 총평 :

1. 숲속 사이트는 거의 난민촌 수준이다. 너무 다닥다닥 붙어서 사생활 따윈 없다. 바다운동장 사이트도 완전 땡볕. 타프 없이 불가능한 곳. 여름엔 비추다. 그 외의 사이트는 평범... 숲속사이트의 경우 해먹 달 곳은 많다.

2. 화장실 수와 개수대 수가 좀 부족한 편. 화장실은 그런대로 길게 기다려보지 않았으나, 개수대의 경우 오는 날 아침 먹고 설겆이하는데 줄 서서 기다리고... 우리 뒤에서 기다리니 또 마음 불안하고... 게다가 10시에 온수가 끊겨 10시 조금 넘겨 갔더니 찬물로 설겆이를 함. 기름 때 없애느라 고생했다.

3. 화장실 휴지 없음. 화장실 청결도 보통. 샤워실 이용해보지 않았음. 온수는 하루 세번 정해진 시간에만 나옴. 쓰레기는 종량제 봉투를 사야 함.  

4. 밤줍기 체험도 하고, 수영장도 있고, 작지만 놀이터도 있고, 8시에는 애니메이션 상영도 한다. 아이들이 놀기엔 심심치 않을 듯.

5. 벌레는 많지 않은 편이었음. 시기가 9월 초라서 그랬을까...  

6. 예전에 씨랜드 참사가 있었던 휴양시설 자리라고 함. 하지만 뭐 그 흔적은 전혀 찾을 수 없음. 인천/부천권에서 가까운 게 최고의 장점. 한시간 정도 걸리는 듯.

6. 한 번 가본 것으로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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