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지은이) | 김희정 (옮긴이) | 부키 | 2014-07-08


나쁜 사마리아인부터 시작해서 장하준이 쓴 책은 꼭 사서 보는 편이다. 사실, 이 책은 살까 말까에 대해서 다소 고민을 했는데, 일단 제목이 경제학 강의라 하니 왠지 따분할 것 같았고, 다분히 원론적인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사마리아인이나 23가지 같은 경우는 현재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에 대해서 날카롭게 지적하고, 그에 대해서 나름의 대안을 내놓으며 사람들의 무지를 일깨워주는 책이었다고 본다면, 그에 비해 그냥 따분한 강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

하지만 이 책 역시, 경제학강의의 형식을 빌었을 뿐 자신이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현실 세계의 진단에 대한 책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굉장히 객관적인 척하지만, 알게 모르게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하고 있다고나 할까? 물론, 그게 보기 싫다거나 어색하지도 않다. 당연히 책이란, 저자의 가치관이 반영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100% 객관적으로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고 서술된 책이라는 게 과연 가능할까? 심지어 가장 객관적이어야 할 '국정교과서'라는 것 조차도 일부의 이해관계에 따라 서술되고 있는 상황인데 말이다.

어찌 보면, 그 동안 장하준 교수가 주장하던 바가 이 사람의 영감에 의해 그냥 어느 순간 툭 튀어나온(갑툭튀) 것이 아니라 '경제학'이라는 학문에 깊이 파고들어가, 끊임 없이 질문하고 대답하는 과정 속에서 얻어진 식견이라는 것을 강조해주는 책이라고 보는 게 옳을 듯 싶다. 더불어서 경제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개념 또한 부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내용 또한 전혀 어렵지 않아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두꺼워서 시간은 좀 걸리긴 했지만 피케티의 자본에 비한다면야 새발의 피.^^ 수혁이가 중학생 쯤 되면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책장에 꽂아두고 시간 될 때마다 조금씩 다시 펴보고 싶은 그런 책이다. 아이와 함께 공부하려면 더더욱.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