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캠핑 초보의 올해 마지막 캠핑!

남편의 절친 가족과 함께 떠난 10월의 가을 캠핑! 하늘은 그저 파랗고 마음은 그저 설레기만 했다. 1박 2일의 일정이라 일단 가까운 송추로 결정. 아이들의 즐거운 캠핑을 위해 체험활동이 많다는 '오감체험캠핑장'으로 고민 끝에 예약.

사실, 예약부터 좀 난항이었다. 원래는 9월에 가기 위해서 예약을 했다가, 사정이 생겨 연기를 했다. 연기를 하면서 나는 날짜만 바뀔 뿐 모든 예약사항은 그대로라고 말했다. 사이트 구역, 사이트 수, 차량 수, 인원수 모두 그대로라고. 그리고 나서 조금 미심쩍어서 실시간 예약에 새로 예약을 하고, 캠장의 네이버 카페에다도 글을 남겨 놓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캠핑 3일 전에 전화를 했더니, 불행한 예감은 왜 틀린 적이 없는 건지... 우리가 원하는 2구역은 이미 예약이 다 찼고, 나보고 왜 실시간 예약을 안 했냐고 한다. 거참... 분명히 카페에 글도 남아 있고, 실시간 예약이 저절로 취소되어 버린 것도 증거가 남아 있기 때문에 무작정 내 탓이라고만은 말하지 못하니, 캠지기도 난감... 결국은, 2사이트랑 완전 똑같은 바로 옆자리로 꼭 해주겠다며 약속을 했다.

그리고 간 사이트는 2사이트에 가깝다기보다 숲속구역인 1사이트에 가까운 자리. 밤나무 밑이었다. 알고보니 정식 구역이 아닌 '쉼터' 명목으로 조성된 공간. 그네가 매달려 있으니 온갖 동네 아이들이 다 와서 놀고, 그 아이들이 그네 밀어달라고 부모를 부르는 소리가 끊이지를 않는 곳. 더 속상한 건, 텐트 칠 공간은 멀쩡했으나 타프 칠 곳, 해먹 다는 곳이 모두 경사가 있어서 테이블을 평평하게 놓기 위해 삽으로 땅을 파고, 돌을 괴고... 그 와중에 경사진 곳을 다니느라 아이들은 수도 없이 미끄러지기를 반복해서 도착한 지 몇시간 지나지도 않아 애들 옷은 엉망이 되었다.

모든 것을 그냥 잊고 즐겁게 보내려고 노력했는데, 또 결정적으로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으니... 밤이 되자, 전기가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캠지기님 말로는, 주차장 사이트의 누군가가 전기 히터를 써서 그렇다는데, 그럼 퇴소 조치를 취하던가 아님 다른 방안을 강구해야지 9시 경부터 시작해서 전기는 계속 내려갔다 올라갔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지금이야 모닥불도 피우고 LED 등도 있으니 괜찮지만, 문제는 잘 때였다. 전기요가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 애들이 걱정이 되었는데, 캠지기님은 아무 근거도 없이 새벽엔 괜찮다고만 반복해서 이야기 할 뿐... 결국, 새벽에 전기는 나갔고, 냉골에서 잘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이 감기 걸리지 않아서 그나마 천만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정말 속상했지만, 그래도 함께 한 사람들이 좋았고 날씨 또한 너무나 좋았기 때문에... 그냥 좋은 것만 기억하고 싶다. 


출발... 이때만 해도 정말 기분 좋고 설레기만 했는데...


이젠 수혁이도 제법 한몫한다. 여섯살짜리가 능숙하게 폴대를 끼우며 아빠를 돕는 모습은 그저 뿌듯~^^


멀리 묘지도 보인다. ㅋㅋㅋ


바로 저곳이 동네 놀이터였던 그네... 정작 우리 애들은 몇번 타지도 못하고... ㅠ.ㅜ


그나마 만족한 건 체험... 아이들이 너무도 즐거워 했다.


매직 버블 체험...


전통 탈 만들기 체험...


활 만들기 체험...


만든 활로 직접 쏘아도 보고...


이번엔 가랜드도 장만했다... 나름 감성 캠핑...^^


캠핑장 총평 :

1.텐트는 모두 40동 정도를 칠 수 있는 데에 반해, 남자 화장실 한칸, 여자 화장실 두칸... 전쟁까진 아니지만, 부족하단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2.날이 쌀쌀해졌는데도 대부분의 개수대에 온수가 안 나오고, 온수 수도꼭지가 따로 있다. 화장실에도 온수가 나오지 않는다. 

3.숲속 사이트에선 화로대를 사용할 수 없다고 해서 2사이트를 예약했는데 가서 보니 숲속 사이트에서 화로대를 사용하고 있었다. 게다가 전기히터 사용하는 사람을 알면서도 그냥 놔두는 바람에 다들 고생을 해야했고... 그렇다면, 시설 이용규칙은 도대체 왜 만드는 건지...

4.화장실 바로 앞이 흡연 구역이다... 헐. 아이들은 화장실 갈 때마다 담배 피는 아저씨를 봐야 하고 연기를 맡아야 한다. 이건 무슨... 

5.카페에 나온 체험 비용/프로그램과 실제가 너무 다르다. 카페에 쓴 글도 읽지 않고, 카페에 공지한 내용도 실제와 다르다면 카페는 도대체 왜 만든 건지... 카페 운영을 좀 제대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

6.가깝고, 아이들 체험이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자 유일한 장점...

7.일단 자연 속에 있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관 또한 아주 무시할 수는 없다. 저 머리 아파트가 보이는 캠핑장은 그래서 가급적 피하고 싶기도 한데, 여기는 둘러보면 묘지가 너무 많다. 다행히 사이트에서는 보이지 않았으나, 들어오는 길목에서는 캠핑장 저 뒤로 공동묘지가 보이고, 캠핑장 안에서는 깨끗하게 조성해놓은 어떤 문중의 선산을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 전망을 중요시 하는 사람들에게는 감점 요인.

7.체험도 한번 해봤고... 굳이 또 갈 이유 없는 곳.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