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래군 김미화의 대선독해 매뉴얼 - 전문가 12인과 함께하는 대통령 디자인 프로젝트
늘 느끼는 것이지만, 굳이 난 이런 거 안 읽어도 고민 잘 해서 잘 찍을 텐데, 읽어야 할 놈들은 안 읽고 왜 내가 읽고 있는 걸까.
여튼... 경제/복지/소수자/자유권/통일외교 등의 분야로 나누어 대통령이라면 어떤 내용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대담 형식으로 정리를 한 책이다.
딱히 모르는 내용 없고, 내 생각과 다른 내용 없고... 그냥 평이하게 쭈루룩 읽히는 이야기들. 조금 더 쌈박한 정리를 원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다. 조금 산만한 느낌도 없지 않아 있고, 무엇보다 민주당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시점의 이야기라 김두관과 손학규 얘기도 다 나오는데, 오히려 손학규가 여러 면에서 후한 점수를 받는 것 같다. 그렇다고, 박근혜와 나머지 대선 주자들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도 아니라, 무언가 확실한 tip을 기대하고 읽는 사람이라면 더 헛갈릴(?) 상황이랄까. 결국엔 확실한 내 편은 아무도 없다는 확신만 갖게 됐다.
"하지만 노동권은 헌법상의 자유권이고 사회권이에요. 절대로 침해해선 안 되는 게 자유권이구요, 정부가 존중하고 보호해줘야 하는 것이 사회권이에요. 노동권은 기본적으로 그 두 영역에 걸쳐 있는 권리죠. 따라서 내가 저임금 노동자이든 고액 연봉자이든 기본적으로 노동자라면 노동3권을, 근로의 권리를,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어요. 이런 권리를 지키겠다는 것은 민주주의 투쟁이고 권리 투쟁이에요. 먹고 살기 위해서 다른 것들은 포기할 수 있는 생존권 정도로 바라봐서는 안 되죠." 29 p.
"장애인등급제가 사실 우리나라와 일본밖에 없다면서요? ... 현재로서는 정부의 혜택을 받으려면 (장애인)등급을 받아야 해요. 1급이나 2급이 돼야 그나마 활동보조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기초 생활수급자에 한해서 주어지는 장애인연금을 받을 수 있어요. 결국 수급자가 장애등급을 다시 받으려면 병원에 가서, 나는 이것도 못해요, 저것도 못해요, 나는 내 손으로 밥도 못먹어요, 약도 못 먹어요, 다 설명해야 돼요... 실제로 장애등급 판정을 받을 때마다 기분이 참 이상하죠. 나는 완전히 무능한 사람이라고 증명해야 하는 거니까요." 146 p.
"그러다 미국에 갔어요. 어느 학교에 입학을 시켰더니, 선생님이 애 아버지를 불러서는 너무 감사하다고 하는 거에요. 이 아이를 통해서 다른 아이들이 장애라는 게 뭔지, 친구를 어떻게 배려해야 하는 지 배울 수 있게 되었다면서. 이런 천사를 우리 학교에 보내주셔서 고맙다고 칭찬을 받았다니까요." 156 p.
"한 사회가 인권사회인지 아닌지를 평가할 때는 소수자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되죠. 소수자를 격리시키려 하거나 배제시키는 사회는 인권사회와는 거리가 멀다고 봐야 할 겁니다." 165 p.